
깨진 유리창의 법칙은 1982년 미국의 사회학자 제임스 윌슨(James Q. Wilson)과 조지 켈링(George L. Kelling)이 발표한 이론이다. 이 법칙을 도시 정책으로 적용하여 성공한 사례를 들면 1990년대 미국의 뉴욕시다. 당시 뉴욕시장인 루디 줄리아니 와 경찰청장인 월리엄 브래튼 두 사람이 무관용 정책을 도입해 도시 미관을 해치는 낙서, 무임승차와 같은 무질서 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이 법칙을 적용하여 질서 회복, 심각한 범죄를 줄여나가는 데 성공했다.
그렇게 함으로써 뉴욕시 범죄율이 크게 감소했으며, 일부 시민들의 찬사와 비판을 동시에 받았다. 이와 같이 도시의 치안 관리 뿐만 아니라 기업에서 조직 관리와 기업 문화 조성, 또는 개인의 습관 형성 등 사소한 문제 즉시 해결하기, 주변 환경 정리하고 관리하기, 작은 규칙이라도 엄격하게 적용하기, 긍정적인 행동 강화하기 등 개인 또는 조직 등 사회의 여러 분야에서 다양하게 적용할 수 있다.
깨진 유리창의 법칙은 깨진 유리창 하나를 방치해두면, 그 지점을 중심으로 범죄가 확산되기 시작한다는 이론으로, 사소한 무질서를 방치하면 큰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따라서 1970년대 우리나라에서 새마을운동이 일어났을 때 날마다 아침 일찍 일어나 국민체조로 몸을 단련하고 내 집 앞 청소를 스스로 했던 것도 깨진 유리창 법칙을 적용해 서로 새마을 가꾸는 일에 솔선수범했다.
그러던 것이 이제 잘살게 되자 그때의 아름다운 생활 모습은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마을마다 깨진 유리창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곳들이 한두 군데 있다. 도시의 주택가 외진 골목길에 “이곳에서 금연하십시오,”, “이곳에 쓰레기를 무단으로 투기하시면 고발조치합니다.”, “노상 방뇨 금지” 등등의 깨진 유리창에 대한 경고문구나 자동 경고 방송을 하는 장소가 더러 눈에 띈다. 그리고 농어촌의 수로, 저수지, 바닷가 등의 낚시터에는 낚시꾼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들이 깨진 유리창이 되고 있다. 사람들의 심리는 한번 더럽혀진 깨진 유리창에다가 슬그머니 양심을 버리고 간다.
깨진 유리창 이론의 핵심적인 아이디어는 윌슨과 킬링의 초기 작업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 모두 8가지 명제 아이디어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러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네 가지 질문으로 도출된다.
1) 무질서와 범죄에 대한 두려움은 강한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
2) 경찰은 길거리 규칙을 길거리 사람들과 협의한다.
3) 규칙은 길거리마다 다를 수 있다.
4) 방치된 무질서는 지역사회에 대한 통제 능력을 붕괴시킨다.
5) 지역사회에 대한 통제가 붕괴된 지역은 범죄 발생에 취약하다.
6) 질서유지를 위한 경찰 역할의 본질은 지역사회의 비공식적 통제가 작동할 수 있도록 질서를 유지하는 것이다.
7) 문제는 개인의 무질서 때문에 발생하기 보다는 많은 수의 무질서의 결합으로 이루어진다.
8) 지역사회마다 무질서 관리할 수 있는 역량에 차이가 있다. 이러한 아이디어는 4개의 질문과 깨진 유리창 이론은 이에 대해 답하는 것으로 완성된다.
1) 어느 수준까지 형법이 아닌 길거리 규칙에 따라 질서가 유지될 수 있는가?
2) 길거리 규칙의 편협함으로부터 어떻게 경찰은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가?
3) 개인의 이익과 지역사회의 이익이 상충할 때 어떻게 할 것인가?
4) 비공식적 사회통제가 자경주의로 바뀌지 않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해야 하는가?
깨진 유리창의 특징을 마이클 레빈은 『깨진 유리창의 법칙』에서 다섯 가지로 정리하고 있다.
첫째, 사소한 곳에서 발생하여 예방이 쉽지 않다. 남(고객)의 눈에는 잘 띄지만, 당사자(기업 혹은 임직원)들에게는 잘 보이지 않아 무심코 지나치고 만다.
둘째, 문제가 확인되더라도 소홀하게 대응한다. 깨진 유리창을 발견한다 해도 ‘그 정도쯤이야’라며 대부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다 큰 봉변을 당하고 만다.
셋째, 문제가 커진 후 치료하려면 몇 배의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깨진 유리창이 입소문을 통해 퍼진 후에는 이미지에 크나큰 타격을 입는다. 초기에 빠르고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하면 미래가 불투명해진다.
넷째, 투명테이프로 숨기려 해도 여전히 보인다. 깨진 유리창에 대한 임시방편의 조치나 부적절한 대응은 오히려 기업에 더 나쁜 영향을 주게 된다. 진심이 담긴 수리만이 살길이다.
다섯째, 제대로 수리하면 큰 보상을 가져다준다. 남들이 보지 못하는 깨진 유리창을 수리하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수 있다. 고객들에게 긍정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심어줄 뿐 아니라 수익 면에서도 큰 성공이 기대된다.
우리 가정이나 직장에서도 깨진 유리창과 같은 나쁜 습관을 갖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로 인해 가족이나 직장 동료들의 마음을 깨뜨린다. 남에 대한 배려가 없는 자기만의 이기심은 결국 주위 사람들에게 깨진 유리창이 되어 상처로 남는다. 깨진 유리창의 습관을 갖는 사람은 주위 사람들에게 환영받지 못하는 비호감의 인물이 된다.
중국 유교의 교과서라고 할 수 있는 사서에 해당하는 고전 대학(大學)에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이 글의 뜻은 먼저 자신을 다스리고, 가정을 바로 세우고, 나라를 다스리며, 세상을 평화롭게 만든다는 의미다. 즉, 한 사람의 덕을 기르고 그 영향이 점차적으로 가정, 사회, 국가, 더 나아가 세계까지 미치게 해야 한다는 깨진 유리창의 철학적 개념을 담고 있는 말이다. 깨진 유리창과 같은 생활 습관을 갖고 있는 자신을 다스리지도 못하는 사람이 어찌 가정과 나라를 바르게 다스릴 수 없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그런데 우리 주위에는 깨진 유리창과 같은 사람이 나라를 다스리겠다고 나선다. 이런 사람들이 많은 사회는 항상 시끄럽고 어수선하기 마련이다. 이런 사람일수록 속은 양이고 거죽만 호랑이, 실속은 없이 겉만 화려하다는 양질호피(羊質虎皮), 양의 머리를 내걸고 개고기를 판다는 양두구육(羊頭狗肉), 마음이 음흉하여 겉과 속이 다르다는 표리부동(表裏不同), 외모는 용 같으나 실제는 물고기라는 어질용문(魚質用紋), 뱀의 마음에 부처의 입이라는 뜻으로, 속으로는 간악한 마음을 품고 있으면서 입으로는 착한 말을 하는 행동이나 그런 행동을 하는 사람을 이르는 사심불구(蛇心佛口) 등도 같은 사자성어에 해당하는 깨진 유리창과 같은 인물들이다.
깨진 유리창의 법칙으로 나 자신부터 깨진 유리창과 같은 나쁜 습관이 없는지 살펴보고 깨진 유리창을 방치하는 일이 없어야 다함께 아름답게 살아가는 사회를 만드는 길일 것이다.
[김관식]
시인
노산문학상 수상
백교문학상 대상 수상
김우종문학상 수상
황조근정 훈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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