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0만원에서 100억 시대…‘은마아파트’ 반세기 흥망과 부활의 기록
“강남은 끝났다고? 은마는 시작됐다”…대치동 학군·재건축 힘입어 49층 슈퍼 단지로 재탄생
1970년대 평당 68만원이던 은마아파트가 2026년, 펜트하우스 분담금만 97억 원을 찍었다. 재건축 좌절의 상징이던 대치동 은마가, 학군과 입지, 시장의 신뢰를 바탕으로 초고가 자산의 ‘대체 불가능한 브랜드’로 떠오르고 있다.
은마, 변방에서 강남의 중심으로
강남구 대치동. 한때는 여름마다 수해에 시달리던 저지대였던 이곳이 지금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비싼 땅으로 불린다. 그 변화의 시작점에 은마아파트가 있다.
1979년 한보그룹 정태수 회장은 탄천과 양재천을 끼고 있는 홍수 위험지를 대규모 제방공사와 빗물펌프장 설치를 통해 주거지로 바꿔냈다. 그렇게 등장한 4,424세대 규모의 은마아파트는 당시만 해도 낯설고 생소한 ‘매머드급 단지’였다. 30평형은 2,000만원, 34평형은 2,300만원에 분양됐다. 평당 68만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분양은 순탄치 않았다. 부동산 투기가 사회 문제로 떠오르자 정부는 ‘8·8 대책’을 내놓았고, 토지거래허가제와 양도세율 100%라는 초강력 규제가 시행되며 미분양 사태가 발생했다. 그럼에도 제2차 오일쇼크로 불붙은 자산시장과 입지 가치 상승 덕에 은마는 완판에 성공했다.
대치동, 대한민국 교육 중심지가 되다
은마의 진정한 가치는 ‘학군’에서 빛났다. 70년대 후반 휘문고, 경기고, 숙명여고 등이 이주하며 대치동은 자타공인 '교육 1번지'로 자리잡았다. 학군에 따라 수요가 움직이는 시대, 은마는 명문고와 학원가를 품은 입지 덕에 단숨에 상징 단지로 부상했다.
서울 강남서초교육지원청에 따르면, 2025년 말 기준 대치동 내 학원 수는 1,296개에 달한다. 같은 강남권 내 반포동(303개), 잠원동(145개), 압구정동(8개)과 비교하면 압도적이다. 은마아파트는 이 학원가를 도보로 이용 가능한 거리에 있어 ‘대치동 교육의 심장’으로 통한다.
특히 대치동은 국내 입시 트렌드를 가장 먼저 반영하고 분석하는 지역으로, 서울대 의대생 멘토, 억대 계약금 스타 강사 등으로 이어지는 고급 학습 인프라가 촘촘하게 구축돼 있다.
29년 ‘재건축 좌절’의 흑역사…2026년, 반전의 출발선에 서다
은마는 오랜 기간 ‘재건축 실패의 아이콘’으로 불렸다. 1996년 재건축추진준비위원회가 출범한 이래 25년 넘게 진척을 보지 못했다.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안전진단 기준 강화, 층수 제한 등 각종 규제 장벽이 잇따라 가로막았다.
2010년 조건부 D등급을 받아 재건축의 실마리를 찾았지만, 박원순 서울시장이 35층 높이 제한을 도입하면서 49층 아파트 건설 계획은 무산됐다. 그러나 2022년 해당 제한이 폐지되고, 2025년 말 정비계획 변경안이 서울시 심의를 통과하면서 마침내 재건축에 탄력이 붙었다.
은마는 최고 49층, 총 5,893가구 규모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이 중 1,090가구는 공공주택으로 공급된다. 계획이 통과되자마자 은마아파트는 다시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2025년 10월 34평형이 43억1,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고, 30평형 역시 38억 원에 팔렸다.
펜트하우스 97억, “강남에서만 가능한 수치”
재건축 이후 예상되는 조합원 분담금은 시장을 놀라게 했다. 최근 공개된 예비안에 따르면, 286㎡ 펜트하우스의 경우 분담금만 97억3,000만원에 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2명이 이를 신청했다. 143㎡ 펜트하우스에도 50명이 몰렸다.
금액 기준으로는 30억~100억원대. 하지만 이는 대치동이라는 입지와 은마라는 브랜드, 그리고 신축 고급 단지에 대한 기대가 결합된 결과로 보인다. 단지의 전세가는 아직 5억~10억 원 사이로, 실거주보다는 투자 수요가 강한 편이다.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이제 은마는 단순한 재건축 아파트가 아니라, 대한민국 상위 자산가들이 선택하는 고급 주거 브랜드다. 향후 반포에서 대치로 초고가 수요가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
"100억 시대의 은마, 당신은 입성할 준비가 되었는가"
대치동 중심에 49층 슈퍼 단지가 들어서는 지금, 서울 부동산 지형도가 다시 쓰인다. 고액 자산가들이 선택한 그곳, 은마의 다음 장을 주목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