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즈리딩해빗영어교습소’ 오영주 원장 |
안양 평촌역 인근의 한 상가 2층, 햇살이 드는 교실 안에서 아이들이 영어책을 소리 내 읽는다. “오늘은 ‘Pete the Cat’을 같이 읽어볼까?” 밝은 목소리로 수업을 이끄는 이는 ‘키즈리딩해빗영어교습소(Kids Reading Habit)’ 오영주 원장(헤라샘)이다.
이곳은 단순한 영어 학원이 아니다. 오 원장은 “영어는 시험 과목이 아니라 책을 통해 배우는 언어”라고 말한다. 그래서 키즈리딩해빗은 아이가 영어를 ‘공부’로 느끼지 않고, ‘읽기 습관(Reading Habit)’을 통해 언어를 생활 속에 녹여내는 공간으로 운영된다.
▲ 사진 = 오영주 원장 영어교사 근무 시절 |
오 원장은 동국대 사범대학 교육학과와 영어영문학 복수전공으로 졸업하고 공립 중·고등학교 영어교사로 근무했다. 그는 교단에서 수많은 학생들을 만나며, 영어 교육의 현실적인 한계를 느꼈다. “아이들이 시험 점수는 높았지만, 막상 원어민 앞에 서면 말문이 막히는 경우가 많았어요. 그때 깨달았죠. 영어를 ‘지식’으로만 배우면 절대 언어로 쓸 수 없다는 것을요.”
![]() ▲ 사진 = 2024년 3월 키즈리딩해빗 영어독서공부방 |
‘키즈리딩해빗’의 출발은 소박했다. 2024년 3월, 아파트 한 칸을 공부방으로 꾸민 것이 전부였다. “첫 학생이 등록하기 전까지는 정말 걱정이 많았어요. ‘아이들이 영어책 읽는 공부방에 과연 올까?’ 하는 불안감이 컸죠. 그래도 하루하루 교재를 만들고, 커리큘럼을 다듬고, 블로그에 글을 썼어요.”
그렇게 시작된 첫 수업은 단 한 명의 학생과 함께였다. 이후 입소문을 타고 아이들이 늘었고, 학부모들의 신뢰가 쌓이면서 결국 그는 평촌역 인근에 교습소 공간을 마련했다. “아이들에게 좋은 환경에서 배우게 하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상가를 계약했어요. 공사 기간 한 달 동안 매일 현장을 오가며 손수 준비했죠.”
![]() ▲ 사진 = 역할극 연습 중인 키즈리딩해빗 아이들 |
키즈리딩해빗의 수업은 영어 독서를 중심으로 한 통합 리터러시 교육이다. 그림책, 리더스북, 챕터북, 원서 소설 등 난이도를 점차 높이며 읽기&듣기 → 말하기 → 쓰기 → 문법으로 자연스럽게 확장된다.
아이들이 직접 책을 고르고, 읽고, 등장인물의 감정을 이야기하며 역할극과 발표 활동으로 이어진다. 이 과정에서 문법은 ‘공부’가 아닌 ‘언어 구조의 이해’로 자리 잡는다. “예를 들어 ‘Do You Like My Bike?’라는 주제를 공부할 땐 먼저 책을 읽고, 자전거(Bike) 이야기를 나눈 뒤, 직접 그려보거나 짧은 문장을 써보기도 합니다. 아이들은 책 속 문장을 자연스럽게 말하며 ‘영어로 표현하는 즐거움’을 느끼게 되죠.”
▲ 사진 = 용두어린이영어도서관 강의 중인 오영주 원장 |
오 원장은 영어 독서가 가정에서도 이어져야 진정한 효과가 난다고 강조한다. 그녀는 실제로 서울시 동대문구에 위치한 용두어린이영어도서관에서 1년 동안 학부모 대상 ‘우리 아이를 위한 영어책 독서 코칭’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부모님이 아이에게 영어책을 읽어주면, 아이는 영어를 공부가 아니라 ‘대화의 언어’로 받아들입니다. 아이와 부모가 함께 읽는 그 시간이 가장 강력한 영어 교육이에요.” 이 프로그램은 큰 호응을 얻으며 1년간 정규 강좌로 이어졌고, 그 경험은 현재 키즈리딩해빗의 커리큘럼에도 녹아 있다.
▲ 사진 = 중소벤처기업부 경기권역 우수사례 영상 中 |
교습소가 확장되면서 오 원장은 수업 환경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정부 지원 사업에 참여했고, 대형 전자칠판을 도입했다. “아이들에게 그림책을 크게 보여주며 문장을 함께 읽을 수 있게 되었어요. 시각적으로 이해하는 속도가 빨라졌고, 수업 집중도도 높아졌죠.”
전자칠판 도입 이후 학생 만족도와 재등록률이 눈에 띄게 상승했다. 이 사례는 신문사의 보도자료로도 소개되어 “작지만 혁신적인 교습소”라는 평가를 받았다.
▲ 사진 = 중소벤처기업부 경기권역 우수사례 영상 中 |
오 원장은 현재 한국 영어교육의 현실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말한다. “아직도 학교에서는 문법·단어 암기에 치중된 수업이 많아요. 아이들이 외운 단어를 써먹지 못하고, 영어를 두려워합니다. 이제는 ‘소통 중심 영어교육’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영어는 하루아침에 완성되지 않아요. 매일 조금씩 읽는 습관이 결국 아이의 사고력, 자신감, 태도를 만듭니다. 부모님이 아이의 속도를 믿고 함께 기다려주셨으면 좋겠어요.”
▲ 사진 = 키즈리딩해빗영어교습소 |
‘키즈리딩해빗영어교습소’는 아이에게 영어의 정답을 가르치는 곳이 아니다. 대신 아이가 스스로 읽고, 느끼고, 표현할 수 있는 언어의 힘을 길러주는 곳이다.
책 속 문장을 따라가던 작은 입이 어느새 생각을 말하고, 그 생각이 한 아이의 자신감으로 자라나는 공간. 그 진심이 만들어낸 작은 변화들이 지금 이곳, 평촌에서 조용히 빛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