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맞아 경기도 안성시가 지방 자치단체 중 처음으로 ‘미등록 외국인 아동 보육지원금 지원사업<본지 1월17일 미등록 외국인 아동 보육료 월 10만원 준다>’의 포문을 열었다. 이번 사업은 경기도가 안성·화성·이천 3개 시를 시범 운영 지역으로 선정하면서 본격 추진됐다.
이는 그동안 체류 자격이 없다는 이유로 공적 지원 체계에서 소외되었던, 이른바 ‘있지만 없는 아이들’에 대한 보편적 아동 인권 보장을 선언한 핵심 정책으로 풀이된다.

◇ 보육 절벽 앞의 아이들, ‘월 10만 원’의 마중물= 현재 대한민국 보육 체계에서 내국인 아동은 월 28만~54만원, 등록 외국인 아동은 월 15만원의 지원을 받는다. 반면 미등록 외국인 아동은 그간 단 1원의 지원도 받지 못하는 ‘보육 절벽’에 놓여 있었다.
경기도의 이번 시범사업은 도내 어린이집에 재원 중인 미등록 아동에게 월 10만원을 지원함으로써 보호자의 경제적 부담을 덜고 아동의 어린이집 이용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마중물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 투명성 확보 위해 어린이집 직접 지원 방식 채택= 이번 정책의 특징은 지원금을 보호자에게 현금으로 지급하지 않고, 해당 아동이 다니는 어린이집으로 직접 입금한다는 점이다. 이는 지원금이 보육 목적 외로 사용되는 것을 원천 차단하고 재정 집행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시범 사업 지역으로 선정된 화성, 안성, 이천은 도내 외국인 밀집도가 높고 행정 인프라가 갖춰진 곳들로, 도는 이곳에서 제도의 안정성을 검증한 뒤 점진적으로 경기도 전역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 단순 지원 넘어 ‘생애주기 통합 관리’ 노린다= 경기도의 행보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도는 보육지원금과 병행하여 ‘경기도 출생 미등록 외국인 아동 공적 확인 제도’를 시행한다. 이는 미등록 아동에게 일종의 ‘임시 신분 확인증’을 발급하여 의료, 교육 등 필수적인 공적 서비스와 민간 지원을 연계받을 수 있도록 돕는 제도다.
김성환 경기도 이민사회지원과장은 “이번 사업은 미등록 외국인 아동들이 내국인 아동과 마찬가지로 정당한 권리를 보장받는 첫 출발점”이라며 “출생부터 지역사회 정착까지 이어지는 통합적 권리 보장 모델을 경기도가 선도적으로 제시하겠다”고 강조했다.
결국 이번 정책은 미등록 외국인 아동을 시혜적 복지의 대상이 아닌, 우리 사회의 구성원이자 존엄한 권리의 주체로 인정했다는 점에서 대한민국 다문화 정책의 패러다임을 한 단계 격상시킨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