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왔지만 낯설지 않은 존재, 회화 〈새식구〉가 말하는 삶의 층위

새로 왔지만 낯설지 않은 존재

시간의 결을 품은 얼굴, 기억의 표면을 닮은 회화

빛의 각도에 따라 달라지는 생명의 표정

 

 

 

작품 〈새식구〉는 제목부터 이미 따뜻함과 무게감을 함께 안고 있다. ‘새로 온 식구’라는 말은 언제나 기쁨의 순간을 떠올리게 하지만, 그 속에는 돌봄의 시작과 책임의 시간도 함께 들어 있다. 화면 속 인물은 정면을 향해 앉아 있으며, 그 앞에는 하얀 강아지가 자리한다. 인물의 표정은 뚜렷하지 않다. 얼굴은 마모된 듯 희미하고, 색은 흙빛과 회색, 바랜 주황이 섞여 있다. 반면 강아지는 밝고 또렷하다. 시선은 자연스레 그 생명으로 향한다. 이 대비는 작가가 말하고자 한 ‘시간의 차이’이자 ‘생명의 층위’를 드러낸다.

 

〈새식구〉의 표면은 매끄럽지 않다. 물감이 여러 겹 쌓이고, 긁히고, 갈라지며 만들어낸 질감은 마치 인간의 기억이 쌓이는 과정과 닮아 있다. 어떤 순간은 선명히 남고, 어떤 기억은 흐릿하게 뒤덮인다. 그 결과 화면 위의 인물은 특정한 ‘누군가’라기보다, 세월을 통과해 온 모든 사람의 초상처럼 보인다. 작가는 시간의 흔적을 숨기지 않고 드러낸다. 그것이 바로 작품의 정직함이자 깊이이다.

 

밝은 색채로 표현된 강아지는 생명력과 새로운 시간을 상징한다. 반면 인물의 몸은 무게감 있는 색으로 채워져 있다. 서로 다른 색의 온도는 세대와 생명의 온도를 암시한다. 두 존재는 화면 안에서 멀지 않다. 오히려 가까이 맞닿아 있다. 작가는 두 존재를 통해 ‘기쁨’과 ‘책임’을 한 화면에 공존시킨다. 새 생명을 맞이하는 것은 언제나 환영의 일이지만, 그만큼 돌봄의 시간이 시작됨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 작품이 감상자에게 던지는 질문은 단순하다. “당신에게 새식구는 기쁨인가, 책임인가?” 그러나 대답은 단순하지 않다. 작품을 마주한 이는 자신의 경험을 꺼내어 그 안에서 답을 찾게 된다. 새식구를 맞는 일은 누구에게나 각자의 기억으로 확장된다. 그래서 이 그림은 누군가의 집에 들어가도, 마치 오래전부터 그 자리에 있었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스며든다. 작품의 보편성은 바로 그 지점에서 완성된다.

 

〈새식구〉는 자극적이지 않지만, 오래 곁에 두고 싶은 이미지다. 그 속에서 감상자는 새로운 생명을 맞이하는 기쁨과, 그 이후의 시간을 함께 떠올리게 된다. 그것이 바로 이 작품이 전하는 가장 인간적인 메시지다.

 

 

 


 

작성 2026.01.20 15:52 수정 2026.01.20 15:52

RSS피드 기사제공처 : 더위즈덤 / 등록기자: 윤남호 무단 전재 및 재배포금지

해당기사의 문의는 기사제공처에게 문의

댓글 0개 (1/1 페이지)
댓글등록- 개인정보를 유출하는 글의 게시를 삼가주세요.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