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영의 삶과 박꽃 같은 마누라

이장영

 

박꽃 같은 마누라

 

 

집을 나설 때면 

문밖까지 따라 나와서

지붕 위에 박꽃처럼

나를 바라보다가

지금쯤은 집안일로

분주하겠지

종일토록 그 모습이

아롱거린다

 

복잡한 하루일과

마무리 짓고

퇴근길 동료들과

막걸리 한잔

집에서는 마누라가

기다릴 텐데

젖은 손을 흔들며

달려 나오겠지

 

화장기 없는 얼굴

마주 보면서

무릎 베고 누워서

돌아가는 세상사

잡다한 가정사

서로 나누다가

어느덧 목소리가

조용히 잦아드네

 

그윽하게 바라보는

박꽃 닮은 그녀의 얼굴

어느새 잔주름 지고

머리에는 서릿발이

하얗게 내렸네

내일은 화장품 가게를

들러봐야지

 

여보 고맙구려

사랑하는 마누라여

덕분에 울타리엔

조롱박이 주렁주렁

담 밖으로

웃음소리 넘쳐흐르니

참새 들새 다람쥐도

구경을 나왔네

우리 함께 꿈길도

걸어 봅시다

 

 

[이장영]

시인

칼럼니스트

일어통역사

부동산개발 대표

작성 2026.01.23 08:44 수정 2026.01.23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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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