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은 아프지만, 고독은 성숙하게 한다 — 데이터로 본 ‘홀로 있음’의 두 얼굴

“원해서 혼자인가?”… 선택의 여부가 만드는 감정의 경계선

데이터로 본 현황: 청년층 외로움이 더 심각하다

외로움은 고독으로 향하는 신호다

기사 내용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사진=AI 생성]

 

오늘날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촘촘히 연결되어 있지만, 역설적으로 더 깊은 외로움을 느낀다. 심리학과 사회학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이 흔히 혼동하는 ‘외로움(Loneliness)’과 ‘고독(Solitude)’은 전혀 다른 심리적 상태이며, 그 결과 또한 극명하게 다르다.

 

“원해서 혼자인가?”… 선택의 여부가 만드는 감정의 경계선

외로움과 고독을 가르는 핵심 기준은 ‘의도성(intentionality)’이다. 외로움은 원하지 않는 사회적 단절, 즉 관계의 결핍에서 비롯된 비자발적 상태다. 반면 고독은 자신과 시간을 보내기 위해 선택한 의도적 혼자 있음이다. 일리노이대 심리학자 존 카치오포(John Cacioppo)는 외로움을 “사회적 고립에 대한 뇌의 경고 신호”라고 설명한다. 실제로 외로움은 우울증, 스트레스 지수 증가, 면역 기능 저하 등 신체적·정신적 리스크를 초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고독은 창의력과 자기 성찰을 촉진하고 정서적 회복력을 높이는 긍정적 기능을 한다. 혼자 있는 시간의 ‘의도’가 감정의 성질을 완전히 바꾸는 것이다.

 

데이터로 본 현황: 청년층 외로움이 더 심각하다

외로움은 더 이상 노년층만의 문제가 아니다. 미국 갤럽(Gallup) 조사에 따르면 15~34세 청년층의 외로움 체감률이 최근 5년간 급격히 증가했다. 국내에서도 서울시 1인 가구 중 60% 이상이 외로움을 느낀다고 답했으며, 이 중 다수가 우울감을 함께 호소했다(보건사회연구원, 2025). 전문가들은 이를 ‘연결의 역설(Paradox of Connection)’이라 부른다. 디지털 기술로 관계의 수는 늘었지만, 관계의 깊이는 얕아졌다. SNS는 타인과의 연결을 강화하는 동시에, 비교와 소외를 가속화하며 오히려 고립감을 심화시키고 있다.

 

애착 유형이 결정하는 ‘홀로 있음’의 질

혼자 있는 시간의 질은 개인의 애착 유형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서울지역 대학생 284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2024, RISS)에 따르면, 불안정 애착 집단은 외로움을 통제 불가능한 고통으로 인식했지만, 안정 애착 집단은 고독을 심리적 자유의 시간으로 활용했다. 즉, 혼자 있는 상황이 아니라 그것을 어떻게 해석하느냐가 정신 건강의 방향을 좌우한다는 의미다.

 

외로움을 고독으로 바꾸는 인지적 연습

외로움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단순히 타인과의 거리를 좁히는 것보다, 혼자 있는 시간을 새롭게 인식할 필요가 있다. 전문가들은 다음과 같은 인지적 연습을 제안한다.
① ‘혼자 있는 시간’을 두려워하지 않기 —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스스로와 대화하는 시간 갖기
② ‘자기 대화’를 습관화하기 — 감정을 관찰하고 이름 붙이기
③ 창의적 몰입의 시간 만들기 — 글쓰기, 독서, 산책, 명상 등으로 마음 정화

이러한 습관은 외로움을 단순한 결핍의 감정이 아니라, 자신을 재발견하는 성장의 계기로 전환시킨다.

 

외로움은 고독으로 향하는 신호다

심리·사회학 연구가 보여주는 결론은 분명하다.
외로움은 관계의 부재에서 오는 고통이지만, 그 감정은 ‘고독으로 향하라’는 내면의 신호일 수 있다.
외로움을 피하기보다 마주하고, 스스로 선택한 고독으로 전환할 때 인간은 비로소 성숙한다.

 


[편집자 Note] 

외로움이 타인과의 연결이 끊어진 '결핍'의 상태라면, 고독은 나 자신과의 연결이 시작되는 '충만'의 상태입니다. 낯선 여행지에서 우리가 느끼는 해방감은 사실, 외로움을 고독으로 승화시키며 얻는 심리적 자유일지도 모릅니다. 오늘 하루, 소란스러운 세상의 볼륨을 잠시 줄이고 스스로 선택한 고독 속에서 가장 진솔한 나를 만나보시길 바랍니다.

 

박소영 | 커리어온뉴스 편집장 ·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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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26.01.29 14:48 수정 2026.01.29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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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