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기 싫었던 일을 시작했다.
미뤄둔 설거지 앞에서 잠깐 망설였지만
결국 물을 틀고 그릇을 집어 들었다.
손은 자동으로 움직였고
생각은 잠시 딴 데로 흘러갔다.
거품 속에서 접시의 흔적이 지워질 때마다
마음속에 남아 있던 잔여 감정들도
조금씩 함께 씻겨 내려가는 느낌이다.
설거지는 눈에 보이는 정리를 남긴다.
어지럽던 싱크대가 비워지고
가지런해진 그릇들이 제자리를 찾을 때
이상하게도 마음이 먼저 시원해진다.
지금 이 공간이 정리되었다는 감각보다
하기 싫었던 일을 해냈다는 사실이
오늘의 나를 기특하고 단단하게 만든다.
설거지를 하며 나는 알게 된다.
모든 회복이 거창할 필요는 없다는 걸.
눈앞의 한 가지를 끝내는 것만으로도
하루는 충분히 정리될 수 있다는 걸.
오늘의 숨ON은
물소리와 함께
조용히 마음을 비우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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