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능한 지도자의 통솔력은 위기 상황에서 진가를 발휘한다. 평소에는 지도자의 리더십이 다른 사람과 비교해서 어느 정도 뛰어난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사람은 어려운 일을 당했을 때 상황을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인성과 위기 상황의 대처 능력이 판가름 난다.
위기 상황에서 리더십을 발휘하여 여러 사람을 구한 의인들의 이야기는 가슴을 뜨겁게 한다. 2025년 봄, 우리나라 역사상 처음으로 최악의 산불 재난이 경남 산청과 경북 의성, 청송, 영덕 등에서 일어났다. 이번 대형 산불은 초 태풍급 강풍으로 불씨가 날려 대형 산불이 되어 광활한 지역을 초토화했다. 열흘 가까이 산불이 지속되었고, 그 결과 여러 마을을 덮쳐 집들이 불에 타 없어져 마을은 쑥대밭으로 변했다.
이번 산불로 수많은 이재민들이 발생했고, 산불 진화 작업을 하던 소방관 등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다. 이런 긴급한 재난 상황에서 자신의 목숨이 위태로운 줄 알면서도 화재 현장에 뛰어들어 여러 사람의 목숨을 구한 의로운 사람들이 있었다.
경북 영덕의 산불에서는 마을 이장. 어촌계장과 함께 인도네시아 외국인 노동자 수기 안토 씨는 고령의 할머니 일곱 분을 업어서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켰다. 그런가 하면, 소방청과 산림청 관계 공무원은 물론 마을 지도자들이 주민을 신속히 대피시키고, 산불을 진화하는데 동분서주하며 위기 상황에서 리더십을 발휘한 숨은 영웅들이 있었다.
세계 역사적으로 수많은 위기 상황에서 리더십을 발휘하여 많은 사람의 목숨을 살린 위인들이 많다. 위기 상황이 아니더라도 열악한 환경에서 남을 위해 헌신 봉사한 슈바이처, 아프리카 수단에서 가난하고 병든 사람들을 의료 봉사하다가 이태석 신부 등 리더십을 발휘한 의인들의 이야기는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극한 상황에서 리더십을 발휘한 영국의 탐험가 어니스트 새클턴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극한의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탐험대를 이끌어 탐험대를 생존하게 한 그의 리더십은 역사적으로 유명하다. 그는 1984년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태어났다. 어려서부터 탐험과 모험에 대한 호기심과 열정이 강했다. 그는 해군이 되어서도 해양학을 공부했고, 그의 해군 경력은 준비된 탐험가로서 역할을 할 수 있는 기반을 쌓았다.
어니스트 새클턴의 첫 번째 탐험은 1901년부터 1904년까지 로버트 스콧과 함께 디스커버리호를 타고 남극 탐험을 했다. 비록 제한적 성공을 했으나 남극 탐험의 기초를 마련한 여정이었다. 그 뒤 두 번째 남극 탐험은 1914년 시작했는데, 27명의 대원들과 함께 세계 최초로 남극대륙횡단에 나섰다. 탐험 327일째인 1915년 10월 27일, 목적지를 불과 150km 앞두고, 이들이 타고 온 인듀어런스호는 난파되었고, 끝내 침몰했다.
침몰하는 배에서 보트를 타고 남극해를 떠다니는 얼음덩어리에 몸을 옮겨 싣고 새클턴은 수백 킬로미터나 되는 거대한 얼음덩어리를 지나 바다를 향해 나아갈 것을 제안했다. 그의 제안에 따라 썰매로 구명보트를 끌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인간의 상상을 초월하는 역경에 처하게 된다. 그들은 극심한 추위와 폭풍, 식량 부족 등의 상황 속에서 생존을 위해 필사적으로 싸워야 했다. 새클턴은 리더십을 발휘하여 팀원들을 결집시키고, 협력하게 했다. 그는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무슨 일이 있어도 팀원들을 안전하게 구출하겠다는 그의 목표를 달성했다. 1916년 5월 20일 사우스 조지아 섬에 도달하여 그곳에서 도움을 받아 8월까지 모든 팀원이 무사히 구출되었다.
데니스 N.T 퍼킨스는 탐험가 새클턴의 리더십에 대해서 『불가능에 도전하는 새클턴의 파워 리더십』이라는 저서를 통해 극한 상황에서의 리더십을 위한 열 가지 전략을 다음과 같이 제시했다.
첫째, 궁극적인 목표를 잊지 말라. 그리고 단기적인 목표 달성에 총력을 기울여라. 극한 상황에서 조직을 이끌어가는 리더들은 똑같은 에너지로 중요한 두 가지 목표에 집중해야 한다. 하나는 항상 최종 목적지, 즉 장기적인 전략적 목표를 명심해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눈에 보이고 기억할 만한 상징과 행동으로 솔선수범하라. 적절한 연설로 감성에 호소하라. 생생한 상징을 활용하라. 모범을 보여 주어라.
셋째, 낙천적 마인드와 자기 확신을 가져라. 그러나 현실을 직시하라. 먼저 리더 자신의 낙천성을 계발하라. 조직원들에게 낙천성을 확산시켜라. 낙천성 지수가 높은 팀을 구성하라. 어려운 상황을 긍정적으로 재구성하는 법을 배워라.
넷째, 자신을 돌보라. 체력을 유지하고 죄책감에서 벗어나라. 그러나 실수를 통해 배워라. 자신의 감정의 배출구를 찾아라. 극한 상황에서 리더가 되기를 선택한 사람들은 종종 최고의 에너지와 추진력을 재능으로 부여받은 사람이다. 고매한 목적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그와 동시에 육체적·심리적 힘의 비축이 필요하다. 이것은 극한 생존 상황이나 조직이 직면한 어떠한 도전에 있어서도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다섯째, 팀 메시지를 끊임없이 강화하라. “우리는 하나다. 함께 살고 함께 죽는다.” 정체성을 공유하라.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 방법을 찾아라. 모든 조직원들이 알고, 참여하고 해결책을 생각하도록 하라. 모든 조직원들의 재능을 활용하라. 성과가 떨어지는 조직원들은 건설적인 방법을 해결하라.
여섯째, 신분 차이와 특권을 최소화하라. 서로 존중하고 예를 지키도록 하라.
일곱째, 갈등을 극복하라. 분노를 조금씩 나누어 해소하라. 반대자를 포용하라. 불필요한 힘겨루기를 피하라.
여덟째, 축하할 일을 찾아라. 그리고 함께 웃을 거리를 찾아라.
아홉째, 큰 모험을 적극적으로 시도하라. 절대로 불필요한 위험을 감수하지 말라. 타당한 위험이라면 주저하지 말라.
열째, 절대 포기하지 말라. 항상 또 다른 방법이 있다. 극한 상황에서는 창의성을 발휘하도록 격려하라.
사회단체를 이끄는 지도자가 리더십이 없다면 그 사회 집단은 낙오한다. 사회 집단 구성원들이 모두 만족하고 좀 더 낳은 집단이 되기 위해서는 유능한 지도자여야 한다. 사회단체의 발전이라는 책임감 없이 능력이 전혀 없으면서도 무턱대고 지도자가 되겠다고 나서는 사회 집단은 성숙하지 못한 집단이다.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극도의 이기주의가 만연한 사회 집단이다. 이런 사회는 갈등이 많다. 상대방의 인격을 존중하지 않는 도덕적, 윤리적으로 성숙하지 못한 사회단체다. 이런 성숙하지 못한 사회단체에 소속되어 있으면,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무턱대고 자신의 이해관계를 앞세워 지도자가 되겠다고 나서는 사회단체는 문화 재생산되어 하루아침에 개선되지 않는다. 주체적인 자유의지가 있다면 이런 소속 단체는 과감히 정리하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을 것이다.
[김관식]
시인
노산문학상 수상
백교문학상 대상 수상
김우종문학상 수상
황조근정 훈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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