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부 장관 만나봐야 헛수고"... 백악관 출입증보다 강력한 '접근권'의 실체
- 트럼프 2기는 '주식회사 미국(USA Inc.)'... 혈맹 아닌 '거래'만 존재
- 1년 전 작성된 '프로젝트 2025', 한국 향한 관세 청구서 이미 결재 끝났다.
"우리는 미국과 충분히 협의했다." 한국 정부의 이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외교 채널은 가동되었을지 모르나, 정작 미국의 결정을 내리는 '진짜 방'에는 들어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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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관세 폭탄과 환율 압박이 현실화되면서 한국 외교가 다시 한번 시험대에 올랐다. 전문가들은 "바이든 시대의 외교 문법은 폐기처분 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지금 미국을 움직이는 것은 국무부의 외교관들이 아니라, 철저하게 시스템으로 무장한 5명의 '그림자 설계자들(Shadow Architects)'이기 때문이다.
◇ 첫 번째 권력: 트럼프의 분노를 법으로 만드는 '스티븐 밀러'
가장 먼저 주목해야 할 인물은 스티븐 밀러(Stephen Miller) 백악관 정책 담당 부비서실장이다. 한국 언론에서는 단순히 이민 강경파로 분류하지만, 월스트리트저널(WSJ)과 폴리티코 등 현지 유력 언론은 그를 "트럼프 어젠다의 설계자"로 지목한다.

그는 트럼프의 1기 취임사였던 "미국의 대학살(American Carnage)" 연설문을 직접 작성한 인물이다. 트럼프의 즉흥적인 분노를 정교한 행정명령과 법안으로 치환하는 능력을 갖췄다. 한국 기업을 긴장시키는 관세 조치와 국경 통제 정책이 모두 그의 손끝에서 '불가역적인 법'으로 만들어진다. 그를 설득하지 못하면, 한국에 대한 '예외 조치'는 불가능하다는 것이 워싱턴 정가의 중론이다.
◇ 두 번째 권력: 일론 머스크도 멈춰 세우는 문지기 '수지 와일스'
"트럼프를 만나고 싶은가? 그렇다면 '얼음 여왕'의 허락을 받아라." 백악관 비서실장 수지 와일스(Susie Wiles)는 현재 워싱턴에서 가장 강력한 여성으로 통한다. 그녀는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그림자(Shadow)' 전략으로 트럼프의 절대적 신뢰를 얻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그녀는 백악관 집무실로 들어가는 모든 정보와 사람을 통제한다. 심지어 트럼프의 최측근이나 일론 머스크조차 그녀를 거치지 않고는 대통령을 독대할 수 없다. 한국의 특사나 기업 총수가 트럼프와 10분이라도 면담하고 싶다면, 국무부가 아닌 수지 와일스의 직통 라인을 확보해야 한다.
◇ 세 번째 권력: 외교는 없다, 거래만 있다... '제프 밀러'와 '스콧 베센트'
트럼프 2기의 본질은 '주식회사 미국(USA Inc.)'이다. 이 거대한 기업을 움직이는 것은 결국 돈과 숫자다.
공화당의 슈퍼 번들러(고액 모금책)이자 로비스트인 제프 밀러(Jeff Miller)는 '돈'을 매개로 정책을 거래하는 핵심 인물이다. 애플(Apple)이 팀 쿡 CEO를 통해 관세 면제를 받아낸 배후에도 그가 있었다. 한국 기업들이 단순한 외교적 호소가 아닌, 구체적인 이익 패키지를 들고 그를 찾아가야 하는 이유다.

여기에 '스콧 베센트(Scott Bessent)' 재무장관 지명자가 가세한다. 조지 소로스 펀드의 CIO 출신인 그는 철저한 헤지펀드 매니저의 시각으로 동맹국을 평가한다. 그에게 한국은 혈맹이 아니라 '대미 무역 흑자국'이자 '환율 관찰 대상'일 뿐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그가 관세를 "협상을 위한 훌륭한 무기"로 인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 결론: 이미 1년 전에 작성된 청구서, 시스템을 뚫어라
마지막 권력은 사람이 아닌 '시스템'이다. 아메리카 퍼스트 정책 연구소(AFPI)와 헤리티지 재단은 트럼프 2기를 위해 지난 4년간 칼을 갈았다.

특히 헤리티지 재단의 '프로젝트 2025(Mandate for Leadership)' 보고서는 "경제 안보는 곧 국가 안보(Economic security is national security)"라고 규정하며, 동맹국들에게 중국과의 디커플링을 강요한다. 한국이 받아든 관세 청구서는 갑자기 나온 것이 아니다. 이미 1년 전 이들의 지하 벙커에서 결재가 끝난 사안이다.
이제는 인정해야 한다. 미국은 외교적 수사(Rhetoric)로 움직이는 나라가 아니다. 철저한 이익과 시스템, 그리고 이를 설계한 5명의 실세가 움직이는 거대한 비즈니스 정글이다. 한국 외교가 번지수를 다시 찾아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