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시, 공공형 계절근로자 책임 구조는 어디까지인가

고용·숙소·임금은 농협, 시 역할은 입출국·관리로 한정

‘적자 최소화’가 최우선…공공성보다 비용 구조가 앞선 평가 기준

밀양시청 전경.[사진 제공=밀양시]

 

밀양시가 공공형 외국인 계절근로자 시범사업과 관련해 공식 서면 답변을 통해 운영 구조와 책임 범위를 설명했지만, ‘공공형’이라는 명칭에 비해 행정의 직접 책임은 제한적인 구조라는 점이 드러났다. 고용과 임금, 숙소 운영 등 핵심 요소는 사업 운영 주체인 남밀양농협에 집중되고, 밀양시는 입출국 지원과 관리·모니터링 역할에 머무르는 방식이다.

 

밀양시에 따르면 공공형 계절근로자 시범사업의 실질적인 고용 주체는 남밀양농협이다. 근로자와의 근로계약 체결, 급여 지급, 공동 숙식 관리, 농작업 현장 이동 등은 모두 농협이 담당한다. 참여 농가는 노동력 이용료를 농협에 지급하는 구조다. 

 

반면 밀양시는 외국인 계절근로자 프로그램에 따라 근로자의 입출국을 지원하고, 근로 과정 전반에 대한 관리와 모니터링을 수행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 같은 구조는 ‘공공형’이라는 명칭과 실제 운영 방식 사이의 간극을 드러낸다. 행정이 직접 고용하거나 임금·근로 조건을 책임지는 방식이 아니라, 농협을 중심으로 한 운영 모델에 행정이 관리 기능을 덧붙인 형태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근로자의 노동 조건과 생활 환경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행정의 책임 범위가 어디까지인지에 대한 질문이 남는다.

 

숙소 운영 방식도 논란의 소지가 있다. 밀양시는 근로자 숙소 제공 주체를 남밀양농협으로 명시하면서, 냉·난방 설비와 안전시설 등을 갖추도록 하고 입국 직후 1회 점검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다만 숙소비는 “원칙적으로 근로자의 임금에서 공제”되는 구조다. 

 

체류 기간 종료 이후 발생하는 공실분 숙소비만 예산으로 지원된다. 외국인 근로자의 생활 기반이 되는 숙소 비용 부담을 근로자 개인에게 우선 전가하는 방식이 공공형 모델에 부합하는지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릴 수 있는 대목이다.

 

선발 과정에서 실시된 체력평가 역시 형식적 절차였던 것 아니냐는 의문을 낳는다. 밀양시는 모래주머니 10kg 2개를 양손으로 운반할 수 있는지를 기준으로 체력평가를 진행했지만, 체력 문제로 탈락한 사례는 없었다고 밝혔다. 평가를 실시했음에도 탈락자가 없었다는 설명은 체력평가의 실효성과 기준 설정의 필요성을 다시 묻게 한다.

 

사업 성과를 평가하는 기준에서도 공공성보다는 비용 구조가 앞선다는 점이 답변서에 명확히 드러난다. 밀양시는 시범사업의 최우선 과제로 “운영 적자 발생을 최소화할 수 있는 운영 규모 결정”을 제시했다. 이와 함께 근로자의 이탈 여부, 민원 발생, 사용 농가 만족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겠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근로자의 노동권 보호나 생활 여건 개선보다 재정 구조 안정이 우선순위로 제시된 셈이다.

작성 2026.02.04 22:12 수정 2026.02.04 22:12

RSS피드 기사제공처 : 데일리25시뉴스 / 등록기자: 차경주 무단 전재 및 재배포금지

해당기사의 문의는 기사제공처에게 문의

댓글 0개 (1/1 페이지)
댓글등록- 개인정보를 유출하는 글의 게시를 삼가주세요.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