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골프를 오래 친 사람일수록 공감하는 말이 있다. “오늘은 그분이 오셨다.” 설명할 수는 없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유난히 잘 맞는 날의 감각이다. 그러나 그 감각은 오래 머물지 않는다. 대부분의 골프 교습서는 이를 멘탈이나 감각의 영역으로 설명해왔다. 최근 출간된 『골프! 갑자기 잘 치기』는 이 지점에서 다른 질문을 던진다. 골프의 불안정성과 ‘갑자기 잘 맞는 순간’을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는 없을까. 저자 Paul Sin을 만나 그 문제의식과 책의 핵심 내용을 들어봤다.
Q1. 골프를 “신비로운 스포츠”라고 표현하신 이유는 무엇입니까?
골프는 분명 물리적인 운동입니다. 긴 막대기로 공을 쳐서 구멍에 넣는 단순한 행위이죠. 그런데 실제로는 늘 예측이 어긋납니다. 같은 스윙을 해도 어떤 날은 잘 맞고, 어떤 날은 전혀 맞지 않습니다. 이런 반복되는 불확실성 때문에 골프는 늘 신비롭다는 표현이 따라다닌다고 생각합니다.
Q2. 많은 골프책이 ‘골프는 멘탈 게임’이라고 말합니다. 이에 동의하십니까?
부분적으로는 동의하지만, 전부라고 보지는 않습니다. 멘탈은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는 있지만, 샷이 만들어지는 근본 원인은 아닙니다. 저는 골프를 멘탈의 문제가 아니라 ‘상태의 문제’로 보고 있습니다. 몸과 클럽, 공이 어떤 상태에 놓여 있는지가 훨씬 중요합니다.
Q3. 책에서 말하는 ‘상태’란 무엇을 의미합니까?
상태란 몸의 긴장도, 균형, 리듬, 그리고 클럽의 움직임이 하나로 맞물린 조건을 말합니다. 잘 맞는 날은 이 요소들이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반대로 하나라도 어긋나면 샷은 불안정해집니다. 이는 의지로 통제하기보다는 조건이 만들어내는 결과에 가깝습니다.
Q4. 기존 골프 이론의 한계는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대부분의 골프 이론은 뉴턴의 고전물리학을 기반으로 설명됩니다. 힘, 속도, 각도 같은 요소들이죠. 물론 중요한 부분입니다. 다만 ‘왜 갑자기 잘 맞는가’, ‘왜 그 감각이 유지되지 않는가’ 같은 질문에는 충분한 설명이 되지 못합니다. 그래서 결국 감각이나 경험으로 돌려 말하게 됩니다.
Q5. 양자역학이라는 개념을 골프에 적용하게 된 계기가 있습니까?
양자역학은 결과보다 상태와 조건을 중요하게 다루는 학문입니다. 우연처럼 보이는 현상도 실제로는 조건이 맞았을 때 발생합니다. 골프에서 나타나는 불연속적인 샷감의 변화가 이와 매우 닮아 있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골프를 양자역학의 문법으로 설명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Q6. 책에서 말하는 ‘Q골프’는 어떤 개념입니까?
Q골프는 새로운 스윙 이론이라기보다 관점의 전환입니다. 특정한 폼을 따라 하라는 것이 아니라, 이미 가지고 있는 스윙이 가장 효율적으로 작동하는 조건을 이해하자는 개념입니다. 힘을 얼마나 쓰느냐보다, 에너지가 어떻게 전달되는지가 핵심입니다.
Q7. 이 책은 어떤 골퍼에게 가장 도움이 된다고 보십니까?
골프를 오래 쳤지만 이유 없이 흔들리는 분들께 도움이 될 것입니다. 스윙을 여러 번 바꿔봤지만 근본적인 해결이 되지 않았다고 느끼는 골퍼라면, 다른 시각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더 잘 치고 싶은 분들께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Q8. 독자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무엇입니까?
골프는 공을 정복하는 운동이 아니라 교감하는 운동이라고 생각합니다. 공을 때려야 한다는 생각을 내려놓을 때 오히려 더 잘 맞는 경우가 많습니다. 골프를 어렵게 만드는 것은 기술보다 생각일지도 모릅니다.
마치는 글
Paul Sin의 설명은 교습법을 나열하기보다 골프를 바라보는 관점을 재정의하는 데 집중돼 있다. 『골프! 갑자기 잘 치기』는 “왜 잘 맞았는가”라는 질문을 끝까지 붙들고 간 기록에 가깝다. 이 책이 제시하는 과학적 해석이 모든 골퍼의 해답이 될 수는 없을지 모른다. 그러나 최소한, 골프가 어려워지는 이유를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