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기계약직 등 고용형태를 이유로 한 임금 차별은 근로기준법상 금지된 ‘사회적 신분’에 따른 차별에 해당한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서울고등법원(2024나2013287)은 최근 방송사 그래픽 디자이너로 근무한 근로자들이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임금 청구 소송에서, 연봉직(무기계약직에 준하는 고용형태) 근로자에 대한 임금 차별이 위법하다고 판결했다.
“고용형태도 사회적 신분에 해당”
재판부는 판결에서 근로기준법 제6조가 금지하는 ‘사회적 신분’의 의미를 폭넓게 해석했다.
사회적 신분이란 선천적 지위에만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사회 구조와 관행에 의해 장기간 고착되고 일정한 사회적 평가를 수반하는 지위도 포함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연봉직 그래픽 디자이너가 형식상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라 하더라도,
정규직(호봉직)과 명확히 구분되는 임금체계,
장기간 유지되는 고용상 지위,
상위 직군으로의 이동이 제한된 구조
등을 종합할 때, 무기계약직에 준하는 고용형태로서 사회적 신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동일·유사 업무 수행… 임금 차이는 제도적 차별”
재판부는 원고들이 수행한 그래픽 디자인 업무가 호봉직 근로자들과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에 해당한다고 봤다.
실제로 연봉직과 호봉직 근로자들은 같은 부서에서 혼재해 근무하며 동일한 방송 그래픽 제작 업무를 수행해 왔고, 업무의 난이도·책임·권한에서도 본질적인 차이가 없다고 판단했다.
그럼에도 회사가 임금체계를 호봉제와 연봉제로 이원화해 연봉직 근로자에게 현저히 낮은 임금을 지급한 것은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에 해당한다고 봤다.
“차별 해소 위한 사법적 기준 제시”
이번 판결은 무기계약직, 연봉직 등 이른바 ‘중간 고용형태’ 근로자에 대한 차별 문제에 대해 사법부가 명확한 기준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재판부는 “고용형태를 이유로 한 차별을 사회적 신분에서 배제할 경우, 극단적인 차별조차 사법 심사의 대상에서 제외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차별 여부는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 여부로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법원은 회사가 원고들에게 호봉직 근로자와의 임금 차액 및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출처:서울고등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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