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영의 삶과 시 사이] 수도가 얼었네

이장영

 

수도가 얼었네

 

 

퇴근해서 화장실로 뛰어들어

큰일을 보고 변기를 내리는데

수돗물이 안 나온다

 

연일 계속되는 강추위에

수도를 조금씩

열어 놓았었는데

바쁜 출근길에

깜빡했던가 보다

 

오늘따라 주방엔

설거지가 한가득

주말에는 밀린 

빨래도 해야 하고

미루던 고추장도

담그려 별렀건만

 

집안을 뒤져서 물통들을 찾아

이웃집과 사무실에서  

구해오는 물이

이렇게 귀하고 소중한 줄이야

 

옛날에는 어머니가

마을 우물에서

두레박으로 길어

물동이로 머리에 이어 나르고

커서는 내가

물지개를 짊어졌지만

 

사람들은 물을 물 쓰듯 하려고

물동이는 양동이로 바꾸고

우물이 펌프로 또 바뀌고

상수도에 수도꼭지를 달았는데

지금 물 한 바가지가 없네

 

 

[이장영]

시인

칼럼니스트

일어통역사

부동산개발 대표

 

작성 2026.02.06 09:40 수정 2026.02.06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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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