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명 중 한 명이 사장인 도시, 중국 저장성 후저우의 ‘창업 밀도’가 높은 이유

녹수청산이 곧 금산은산’이 만든 창업 친화적 도시 구조

고속철·자연·생활 인프라가 결합된 장강삼각주의 C-포지션

‘기업이 체감하는 행정’과 장기주의가 만든 민영경제 생태계

저장성(浙江省) 후저우(湖州)에서는 대략 여섯 명 중 한 명이 ‘사장님’이다. 겉으로는 조용하고 존재감이 크지 않은 도시처럼 보이지만, 이 장강삼각주(长三角)의 중소도시가 보여주는 ‘사장 밀도(老板含量)’는 단연 눈에 띈다. 최근 몇 년 사이 후저우의 경영 주체(사업장) 수는 46만 개에서 58만 개로 늘었다. 상주 인구 약 346만 5천 명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체감상 6명 중 1명이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셈이다.


 

[사진설명]=저장성(浙江省) 후저우시(湖州市) 더칭현(德清县) 신스진(新市镇)에서, 징항대운하(京杭大运河) 위에는 생산 및 생활 물자를 실은 선박들이 왕래하며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사진제공=张明伟(中经视觉)

 

‘사장 밀도’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한 도시의 생활 환경, 생태 환경, 그리고 비즈니스 환경을 종합적으로 반영하는 지표에 가깝다. 사람들이 창업하고, 일하고, 정착하려면 그 바탕이 되는 환경이 뒷받침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장강삼각주의 한가운데에 선 도시 후저우의 첫 번째 강점은 입지 조건이다. 이곳은 장강삼각주 중심부에 자리해 항저우, 쑤저우, 상하이, 난징 등 주요 도시들과 모두 가깝다. 특히 상하이–쑤저우–후저우 고속철도가 개통되면서 후저우는 사실상 장강삼각주의 ‘C위치’에 올라섰다.

 

여기서 C位(C position)는 원래 아이돌 그룹, 단체 사진, 무대에서 가장 가운데, 가장 주목받는 자리를 뜻하는 말이다. 여기서 파생되어 지금은 “가장 중심적이고, 접근성이 뛰어나며, 영향력이 집중된 위치”라는 의미로 사용된다. 도시·상권·산업 입지를 설명할 때도 쓰인다.

 

후저우를 두고 말한 “장강삼각주의 C위치”는 먼저 상하이 · 항저우 · 쑤저우 · 난징 사이에 위치해서 특정 대도시에 종속되지 않고 중심부에 자리한 도시를 의미하고, 상하이–쑤저우–후저우간 고속철 개통으로 주요 도시까지 20~40분대 이동이 가능하며, 이는 사람·자본·정보가 모였다 흩어지는 교차 지점이라는 의미이다.

 

후저우는 “변두리 도시”가 아니라 장강삼각주 성장 구조 안에서 새롭게 주목받는 핵심 노드 즉, “후저우는 더 이상 주변부가 아니라, 장강삼각주 한가운데에서 연결과 선택의 중심에 섰다”라는 뜻으로 C위치(C位, C position))라는 말을 사용한다. 상하이·난징까지 최단 40여 분, 항저우까지 20여 분, 베이징까지도 약 4시간이 소요디어 출장이든 여행이든 정말로 ‘마음먹으면 바로 떠날 수 있는’ 거리다.

 

녹수청산(绿水青山)에 안긴 도시, 즉 후저우를 설명할 때 자연 환경을 빼놓을 수는 없다. 북쪽에는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타이후(太湖)가 있고, 남쪽에는 완만하게 이어진 톈무산(天目山)이 펼쳐진다. 특히 ‘유량(流量)’이 높은 지역으로 잘 알려진 안지(安吉)는 “녹수청산이 곧 금산은산이다(绿水青山就是金山银山)”라는 중국의 생태 발전 철학이 처음 제시된 곳이다.

 

[사진설명]=저장성(浙江省) 후저우시(湖州市) 장싱현(长兴县) 룽산가도(龙山街道) 저산촌(渚山村)의 '1위안 찻집(一元茶馆)'은 연이은 차밭 사이에 자리 잡아, 각지에서 관광객들을 불러모아 이 지역 핫 플레이스가 되었다. 사진제공=谭云俸(中经视觉)


녹수청산이 곧 금산은산이다(绿水青山就是金山银山)라는 표현을 한국식 표현으로 옮기자면 “푸른 산과 맑은 물이 곧 금산·은산이다”라는 말이 되는데, 이는 중국 정부 문서, 언론 기사, 정책 설명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표현이다. 이는 원문의 상징성과 정치적 표현을 그대로 살린 표현으로 한국인의 사고와 관점에서 알기 쉽게 다시 말하자면 “자연환경 그 자체가 가장 큰 경제적 자산이다”라는 의미이며, 환경 보호와 경제 성장은 대립하지 않으며, 잘 보존된 자연이 곧 지속 가능한 부(富)가 된다는 뜻이다.

 

이 지역은 아름다운 농촌 건설이 앞서 있고, 생활 인프라도 비교적 잘 갖춰져 있다. 그 결과 많은 청년들이 농촌으로 유입되어 자연 속에서 일하고 생활하는 ‘대자연 오피스’를 공유하고 있다. 휴양지로 유명한 모간산(莫干山)에는 산을 따라 민박이 즐비하다. 울창한 대숲과 맑은 바람, 계곡의 물소리를 그대로 객실 안에 담아내며, ‘정제된 삶’을 시처럼 풀어낸다.

 

‘천천히’라는 삶의 태도, ‘바이탄(百坦)’이 일상이 되는 도시이다. 생활의 관점에서 보면 후저우의 기본 색채는 ‘살기 좋음’이다. 이 도시는 여러 해 동안 ‘중국에서 가장 행복한 도시’로 선정되어 왔다. 생활의 리듬은 느리고 질서 정연하지만, 그 느림은 정체가 아니라 여유에서 비롯된 자신감에 가깝다. 그래서 후저우에는 ‘바이탄(百坦)’이라 불리는 생활 철학이 흐른다. 의미는 ‘천천히, 서두르지 말고’다. 아침에는 소박한 노포에서 한 그릇의 면을 먹고, 오후에는 옛 거리의 찻집에서 친구와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눈다. 사무실에서 자연으로 이동하는 데 필요한 시간은 종종 커피 한 잔을 마시는 정도에 불과하다.

 

‘기업이 체감하는’ 환경을 만든다는 것, 다시말해 한 도시가 기업을 끌어들이고 머물게 할 수 있는지는 결국 비즈니스 환경의 ‘속살’에 달려 있다. 저장성은 중국을 대표하는 민영 경제 중심지다. 다수의 혁신형·기술형 민간 기업이 이 지역에서 성장했다. 그 흐름 속에서 후저우의 선택은 분명하다. ‘기업이 실제로 체감하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기업이 어려움에 부딪히면 ‘정·기업 간 간담회’ 같은 제도를 통해 직접 지도자들과 얼굴을 맞대고 대화할 수 있다.

 

행정 서비스는 단순한 처리에서 벗어나 부가가치를 만드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른바 ‘점원형(店小二) 서비스’가 그것이다. 실질적인 재정 지원, 그리고 ‘민영 기업가에게도 명절을 챙기는’ 존중 문화까지. 기업의 체감도는 눈에 보이고, 손에 잡힌다. 장기주의를 선택한 도시 후저우가 믿는 것은 ‘장기주의’다. 조개가 오랜 시간 갈고 닦여 진주를 만들어내듯, 도시는 성급함 대신 인내를 택했다. 매주 한 번씩 열리는 정·기업 대화는 3년 반 이상 한 주도 거르지 않고 이어졌다.

 

말이 아니라 실제 문제 해결에 집중하며, 기업의 성장 기대를 안정시키는 데 주력해 왔다. 이처럼 묵묵히 이어진 장기적인 선택은 결국 진주처럼 빛나는 결과로 돌아오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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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교원 대표 / The K Media & Commerce, kyoweon@naver.com

작성 2026.02.06 11:45 수정 2026.02.06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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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