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로를 고민할 때 우리는 늘 같은 질문을 먼저 한다.
“내가 가고 싶은 곳은 어디일까.”
이 질문은 중요하다.
하지만 오래 붙잡고 있으면 어느 순간부터 방향을 잃게 된다.
원하는 곳이 분명할수록 그곳에 닿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만 더 선명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떨어지고, 계속 어긋나고, 제자리에 머무는 느낌이 들 때 질문을 조금 바꿔볼 필요가 있다.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은 어디일까.”
이 질문은 욕심보다 현실을, 기대보다 관계를 바라보게 만든다.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은 항상 화려하지 않다.
처음부터 ‘여기다’라는 확신을 주지도 않는다.
대신 이런 신호를 보낸다.
말을 끝까지 들어주는 곳, 내가 가진 경험을 설명하려 애쓰지 않아도 되는 자리, 조금 부족해도 함께 채워보자고 말하는 환경.
그곳에서는 내가 증명해야 할 사람이 아니라, 이미 쓰이고 있는 사람이 된다.
우리는 종종 ‘필요로 한다’는 말을 능력이 부족한 곳에서만 나를 부르는 것처럼 오해한다.
하지만 진짜 필요는 대체 불가능함이 아니라, 함께 만들어갈 여지가 있다는 뜻일 때가 많다.
원하는 곳은 이미 완성된 자리를 요구하지만,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은 내가 들어와야 비로소 자리가 완성되기도 한다.
그래서 방향을 바꾼다는 건 눈을 낮추는 일이 아니라, 시선을 옮기는 일에 가깝다.
지금의 내가 무엇을 더 잘할 수 있는지가 아니라, 지금의 나로 어디에 기여할 수 있는지를 묻는 것.
그 질문을 하기 시작하면 진로는 더 이상 도착해야 할 목표가 아닌 연결되는 과정이 된다.
만약 요즘 계속 어긋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면 이렇게 물어도 괜찮다.
“내가 원하는 곳을 향해 가고 있는지, 아니면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을 아직 발견하지 못한 건지.”
그 질문에 귀를 기울이는 순간, 진로는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다.
오늘의 진로시선 한 줄
진로는 원하는 곳을 향한 고집이 아니라,
나를 필요로 하는 자리로 자신을 옮겨 가는 선택의 연속이다.
박소영 | 진로·커리어 기획 컨설턴트
커리어온뉴스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