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상남도는 부산·경남 행정통합과 관련한 자체 도민 여론조사 결과를 2월 3일 공개하며, 통합 필요성에 “필요” 응답이 과반으로 나타났고 통합 결정 방식은 주민투표 선호가 높았다고 밝혔다.
행정통합이 도민 삶에 가져올 수 있는 ‘긍정적 변화’는 크게 세 갈래로 정리된다. 첫째는 행정권한 확대다. 통합 특별법을 통해 광역단위 규제·인허가·투자유치 권한이 커지면, 기업 유치와 대형 개발·산업 프로젝트의 의사결정이 빨라질 수 있다는 기대가 깔려 있다. 둘째는 재정·사업의 묶음 효과다. 부산 항만·물류와 경남 제조 기반을 한 권역 전략으로 결합해, 수도권 집중에 맞서는 ‘규모의 경제’를 만들겠다는 논리다. 공론화위 최종 의견서 전달 보도에서도 ‘수도권 집중 대응’과 ‘지방소멸 반전’이 통합 명분으로 제시됐다. 셋째는 생활권 통합이다. 광역교통, 통근·통학, 의료·문화 인프라 같은 생활 서비스의 권역 단위 계획이 촘촘해질 경우 “생활권은 이미 하나인데 행정이 쪼개져 불편하다”는 체감 문제를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이다.
다만 긍정 효과가 자동으로 발생하는 건 아니다. 효과는 결국 특별법에 어떤 권한·재정 특례가 담기느냐에 달려 있고, 이 지점이 곧 논쟁 지점이 된다. 최근 다른 권역 통합 논의에서도 ‘특별법에 무엇을 얼마나 담느냐’를 놓고 찬반과 갈등이 커지고 있다. 예컨대 대전·충남 통합 특별법은 국무총리실 산하 지원기구 설치, 기금 우선배분, 권한 확대 등 특례가 거론되는 반면, 현지에선 반발과 비판도 확산되는 양상이다. 전남·광주 통합도 명칭 확정 등 논의가 이어지지만, 핵심 특례의 축소·배제 우려가 제기되는 등 ‘특례 확보’가 최대 과제로 부상했다.
찬반 논리는 현재 ‘속도와 조건’으로 수렴하는 분위기다. 찬성 측은 “수도권 일극 체제 대응, 지방소멸 위기 돌파”를 전면에 두고 권역 규모를 키워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논리를 편다. 반면 신중·반대 측은 “통합 자체보다 ‘주민 동의 절차’와 ‘갈등·후유증 관리’가 우선”이라며, 상향식 추진과 주민투표 원칙을 강조한다. 실제 여론조사에서도 통합 결정 방식은 주민투표 선호가 높고, 추진 시점도 지방선거 이후로 미루자는 응답이 적지 않게 나타났다.
결국 남은 핵심 과제는 두 가지다. 첫째, 도민이 체감할 ‘이익의 목록’을 구체화하는 일이다. 일자리·교통·의료·교육·산업단지·주거 등 생활 영역에서 “무엇이 어떻게 좋아지는지”를 숫자와 일정으로 제시하지 못하면, 통합은 ‘구호’로 남기 쉽다. 둘째, 반대·우려 의견을 ‘정보 부족’으로 단정하지 않고 의제화하는 일이다. 조직 재편에 따른 지역 간 불균형 우려, 세금·재정 부담 논쟁, 행정서비스 변화에 대한 불안 같은 반대 논리를 어떤 방식으로 조정할지(기금·기구·분권 모델 등)를 함께 설계해야 공론화 이후 국면의 신뢰를 확보할 수 있다. 향후 특별법 설계와 주민투표 과정에서 이 두 쟁점이 어떤 방식으로 반영될지가 행정통합 논의의 핵심 변수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