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비만과 당뇨병 등 대사질환의 급증 원인이 항생제로 인한 장내 유익균의 기능적 변질에 있다는 파격적인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고려대학교 바이오시스템 의과학부 김희남 교수팀은 최근 항생제가 마이크로바이옴의 본래 기능을 왜곡시켜 인류 전반의 대사 질환 위험을 촉발했을 가능성을 과학적으로 규명했다. 이는 균의 숫자가 줄어드는 차원을 넘어, 항생제가 유익균을 고장 난 돌연변이로 탈바꿈시킨다는 점에서 학계에 큰 충격을 던졌다.
연구팀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항생제가 보급된 시점과 현대 대사질환의 폭발적 증가 시기가 일치한다는 역사적 사실에 주목했다. 그간 학계는 항생제가 장내 미생물의 생태계 균형을 일시적으로 무너뜨린다는 불균형 이론에 집중했으나, 이는 임신중 또는 영유아기 항생제 노출이 수십 년 후 성인병으로 이어지는 현상을 완벽히 설명하지 못했다. 김 교수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장내 핵심 유익균인 아커만시아의 유전적 변이에 집중했다.
실험 결과, 항생제에 노출되어 내성을 획득한 아커만시아 변이 균주는 대사질환을 억제하는 고유의 보호 기능을 상실했다. 정상 균주는 숙주의 대사 조절을 돕지만, 기능이 변질된 돌연변이 균은 오히려 이러한 방어막을 허물었다. 특히 이 변이 균주는 장내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뿐만 아니라, 개체 간 전파는 물론 부모 세대에서 자식 세대로까지 전달되는 강한 생존력을 보였다. 이는 임신중 또는 어린 시절의 항생제 노출이 평생의 대사 건강을 좌우하는 결정적 기제로 작용함을 시사한다.

또한 이번 연구는 저용량 항생제가 가축의 체중을 빠르게 늘리는 축산 현장의 오랜 미스터리를 푸는 실마리가 된다. 항생제로 인해 변질된 장내 미생물이 숙주의 에너지 대사 방식을 지방 축적에 유리하도록 강제로 재설정하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겉보기에는 미생물 군집이 회복된 것처럼 보여도, 기능적 결함을 가진 변이 균주가 잔류하며 인류의 대사 위험을 지속적으로 높이고 있다고 경고했다. 향후 대규모 인간 코호트 연구를 통해 이 기전이 최종 확정될 경우, 항생제 유발 미생물 돌연변이는 현대 의학의 새로운 주요 질병 위험 인자로 등극할 전망이다.
고려대 김희남 교수팀은 항생제가 장내 핵심 유익균 ‘아커만시아’를 돌연변이로 변질시켜 전 세계적 대사질환 증가를 초래했다는 가설을 입증했다. 기능이 손상된 균주가 세대 간에 전파되며 인류의 비만과 당뇨 위험을 장기적으로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번 연구는 항생제 오남용에 대한 경각심을 고취하는 동시에, 변질된 미생물 기능을 복원하는 새로운 치료 패러다임의 필요성을 역설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