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나눔] 떠나는 무리와 남는 제자

요한복음 6장 60-71절

떠나는 무리와 남는 제자, 요한복음 6장 60-71절이 보여주는 믿음의 본질

 

 

성경 본문 가운데 가장 긴 논쟁 중 하나가 기록된 장이 바로 요한복음 6장이다오병이어 기적 이후 수많은 무리가 예수를 따랐다그러나 생명의 떡에 대한 가르침이 이어지자 분위기는 급변했다. “이 말씀은 어렵도다누가 들을 수 있느냐라는 반응이 터져 나왔다.

 

요한복음 6장 60-71절은 단순한 교리 논쟁이 아니다이 본문은 믿음이 감정과 유익의 영역을 넘어결단과 선택의 자리로 옮겨가는 장면을 보여준다기적을 보고 따르던 사람들은 말씀의 깊이에 부딪히자 물러섰다말씀을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만이 아니다받아들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늘 한국교회 안에서도 동일한 장면이 반복된다은혜와 위로의 메시지에는 열광하지만자기부인과 십자가를 요구하는 말씀 앞에서는 침묵하거나 돌아선다요한복음 6장은 이 지점을 정면으로 드러낸다믿음은 감동의 문제가 아니라 선택의 문제라는 사실을 말한다.

 

예수의 가르침은 당시 유대인들에게 충격적이었다.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셔야 한다는 표현은 문자적으로 들으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말이었다그러나 예수는 육이 아니라 영을 말씀했다본문에서 살리는 것은 영이니 육은 무익하다고 분명히 밝힌다.

 

문제는 이해의 한계가 아니라 수용의 의지였다사람들은 자신이 기대하던 메시아상을 가지고 있었다정치적 해방자물질적 공급자기적을 베푸는 능력자였다그러나 예수는 십자가와 자기희생을 말한다그 간극에서 많은 이가 돌아섰다.

 

신앙은 언제나 우리의 기대를 깨뜨린다하나님은 우리의 욕망을 충족시키는 도구가 아니다오히려 우리의 욕망을 재정렬하는 분이다말씀은 위로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도전이다이 도전을 받아들이지 못할 때 사람은 신앙의 자리에서 멀어진다.

 

본문은 충격적인 한 문장을 기록한다. “이러므로 그의 제자 중에서 많은 사람이 떠나가고 다시 그와 함께 다니지 아니하더라.” 여기서 말하는 제자는 단순한 군중이 아니다일정 기간 예수를 따르던 사람들이다.

 

이 장면은 신앙의 냉혹한 현실을 보여준다공동체 안에 있다고 해서 모두 끝까지 남는 것은 아니다말씀을 들었고기적을 보았고일정 기간 동행했어도 시험의 순간이 오면 본질이 드러난다.

 

한국교회 역시 성장과 쇠퇴의 반복을 경험하고 있다통계청과 여러 연구기관의 조사에 따르면 최근 수년간 종교 인구는 감소세를 보였다교회 출석은 습관이 아니라 결단이 되어가고 있다요한복음 6장은 이런 시대적 흐름 속에서 묻는다. “너는 왜 따르는가.”

 

예수는 남은 열두 제자에게 묻는다. “너희도 가려느냐.” 붙잡지 않았다설득하지도 않았다오히려 선택권을 분명히 했다.

 

이 질문은 냉정해 보이지만 사실은 사랑의 표현이다강요된 믿음은 진짜 믿음이 아니다예수는 자발적 결단을 원했다신앙은 분위기나 집단 심리에 의해 유지되지 않는다개인의 깊은 고백 위에 세워진다.

 

오늘의 교회도 같은 질문 앞에 서 있다사회적 압박세속적 가치관개인주의의 확산 속에서 믿음은 점점 개인의 선택 문제로 수렴된다부모의 신앙공동체의 분위기문화적 전통만으로는 지속되지 않는다결국 너는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 답해야 한다.

 

베드로의 대답은 단순하다. “주여 영생의 말씀이 주께 있사오니 우리가 누구에게로 가오리이까.” 이해했기 때문이 아니다완벽히 납득했기 때문도 아니다그러나 예수 외에는 생명의 길이 없다는 확신이 있었다.

 

믿음의 본질은 전부를 아는 것이 아니라누구를 따를 것인지 아는 데 있다베드로의 고백은 감정적 흥분이 아니라 관계적 신뢰다그는 예수가 하나님의 거룩하신 자임을 믿었다.

 

그러나 본문은 동시에 유다의 존재를 언급한다열두 명 중 한 명은 끝내 배신자가 된다공동체 안에 있어도 마음은 떠나 있을 수 있다는 경고다남는 것과 충성하는 것은 다르다외형적 잔류가 아니라 내면의 결단이 핵심이다.

 

요한복음 6장 60-71절은 교회 성장 전략을 말하지 않는다대신 본질을 묻는다이해되지 않는 말씀 앞에서 우리는 어떻게 반응하는가기대와 다른 길을 제시할 때 우리는 돌아서는가아니면 머무르는가.

 

신앙은 편리함의 종교가 아니다십자가의 길을 따르는 선택이다떠나는 무리가 많을수록 남는 자의 의미는 더욱 선명해진다.

 

오늘도 예수의 질문은 유효하다. “너희도 가려느냐.” 이 질문에 대한 답이 각자의 신앙을 규정한다남는다는 것은 환경을 견디는 것이 아니라생명의 주를 붙드는 일이다영생의 말씀이 그분께 있음을 믿는다면다른 길은 없다.

 

이 시대가 요구하는 것은 숫자가 아니라 본질이다떠남이 일상이 된 시대 속에서남음의 결단이 믿음의 진정성을 증명한다.

 

삶을 바꾸는 동화 신문 기자 kjh0788@naver.com
작성 2026.02.20 08:36 수정 2026.02.20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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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