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공공정책신문=최진실 기자] 한정찬의 이 한 편의 시 3
겨울 기억(記憶)을 떠올리며
겨울은
사랑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스스로에게 다짐하던 시간
나는 아직도 겨울을 떠올린다.
살을 에던 추위보다
그 시간을 함께 건너던
한 사람의 얼굴 때문에
우리는 각자의 삶에서
피할 수 없던 겨울을 하나씩 지나
가슴 깊은 곳에 남겨 두고
그 기억에 기대
오늘을
조용히 살아간다.
<해설>
‘겨울’을 인생에서 피할 수 없는 시련과 고통의 시간으로 상징화한다. 겨울을 “사랑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던 시간”으로 정의함으로써, 시련 속에서도 관계와 마음을 지키려는 인간의 내적 결의를 드러낸다. 화자는 추위라는 물리적 고통보다 그 시간을 함께 견뎌낸 ‘한 사람’을 기억함으로써, 고통의 의미가 타인과의 연대 속에서 형성됨을 보여준다. 또한 각자의 겨울을 지나 그것을 가슴에 남긴 채 살아간다는 표현은, 과거의 시련이 현재를 지탱하는 기억이자 삶의 일부가 되었음을 나타낸다. 이 시는 겨울을 극복의 대상이 아니라 삶을 성숙하게 만드는 과정으로 바라본다.
<감상>
겨울이 차갑기만 한 시간이 아니라 마음을 지켜낸 계절로 느껴진다. 버티는 동안 혼자가 아니었다는 사실이 시 전반에 잔잔한 온기를 남긴다. 특히 겨울을 떠올리는 이유가 추위가 아니라 ‘한 사람의 얼굴’이라는 점에서, 고통의 기억이 사랑의 기억으로 바뀌는 순간이 인상 깊다. 과거의 겨울을 가슴에 품은 채 오늘을 조용히 살아간다는 마무리는 삶을 과장하지 않으면서도 깊은 위로를 전한다. 이 시는 아픔을 견딘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차분한 용기를 담고 있다.
한정찬
□ 시인(詩人), 동시인(童詩人), 시조시인(時調詩人)
□ (사)한국공무원문학협회원, (사)한국문인협회원, (사)국제펜한국본부회원, 한국시조시인협회원 외
□ 시집 ‘한 줄기 바람(1988)외 29권, 한정찬시전집 2권, 한정찬시선집 1권, 소방안전칼럼집 1권’ 외
□ 농촌문학상, 옥로문학상, 충남펜문학상, 충남문학대상, 소방문학대상, 소방문화상, 충청남도문화상 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