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AI와 휴머노이드 로봇의 상용화 시점을 구체화하며 기술 산업의 대전환을 예고했다. 머스크는 지난 1월 22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 경제 포럼 대담을 통해 내년 말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한 휴머노이드 로봇 판매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인공지능의 지능 수준이 올해 말이나 내년 중 인간을 넘어설 것이며, 2030년경에는 인류 전체의 지적 능력을 추월할 것이라는 구체적인 전망치를 제시했다. 이러한 기술적 낙관론은 산업 현장에서 구체화되고 있으나, 동시에 노동의 가치와 사회적 안전망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던지고 있다.
테슬라의 옵티머스와 현대차의 아틀라스의 현장 투입
현재 테슬라는 자체 개발한 휴머노이드 '옵티머스'를 공장 내 단순 반복 공정에 시험 투입하고 있다. 머스크는 올해 말까지 보다 복잡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성능을 개량하고, 신뢰성이 확보되는 시점에 일반 판매를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국내에서는 현대자동차그룹이 로봇 도입에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현대차는 계열사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아틀라스'를 2028년까지 생산 현장에 3만 대 투입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업계에서는 이를 현대차가 단순 완성차 제조사를 넘어 '로봇 파운드리' 기업으로 체질을 개선하려는 전략으로 보고 있다. 로봇 파운드리는 로봇을 직접 설계하고 양산하여 산업 전반에 공급하는 거점을 의미한다. 하지만 이러한 기업 가치 상승의 이면에는 생산 현장 노동자들의 실존적 위기가 자리 잡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노사 합의 없는 로봇 도입을 강력히 반대하며, 이를 구조적인 고용 축소로 규정하고 강경 투쟁을 예고한 상태다.

로봇 도입의 경제성과 고용 구조의 변화
노사 갈등의 핵심은 로봇과 인간 노동력 사이의 압도적인 비용 격차에 있다. 현대차 그룹 임직원의 평균 인건비는 1인당 약 1억 3천만 원 수준이며, 근로 시간은 하루 8~10시간으로 제한된다. 반면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는 대당 약 2억 원의 도입 비용이 발생하지만, 연간 유지비는 약 1,400만 원에 불과하다. 특히 로봇은 교대 근무 없이 24시간 가동이 가능하다는 점이 기업 측에는 강력한 유인책으로 작용한다. 단순 계산으로도 로봇 한 대가 노동자 세 명 이상의 업무를 대체하며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글로벌 생산 거점의 전략적 이동이 고용 불안을 가중하고 있다. 현대차는 미국 조지아주에 연간 50만 대 규모의 '메타플랜트 아메리카'를 건설하며 생산 비중을 해외로 옮기고 있다. 노조는 국내 물량의 해외 이관과 로봇 도입이 맞물리면서 국내 제조 기반과 고용 안정이 동시에 위협받고 있다고 주장한다. 기술 혁신이 기업의 이익으로 직결되는 과정에서 노동자가 설 곳을 잃어가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이다.
안전과 보안, 논의에서 제외된 핵심 과제들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 속도에 비해 안전과 보안에 대한 사회적 논의는 더디다. 머스크는 기술 발전의 병목 현상으로 전력 공급 인프라의 한계를 지목하며 재생에너지 확대를 강조했지만, 정작 로봇의 통제권 상실이나 해킹 대처 방안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인공지능과 결합한 휴머노이드 로봇이 네트워크 해킹을 통해 오작동하거나 외부의 악의적인 공격에 노출될 경우, 생산 라인의 파괴를 넘어 인명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이 상존한다.
또한,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와 결합된 로봇의 행동 윤리 및 안전장치에 대한 제도적 가이드라인도 부재한 상황이다. 테슬라의 완전 자율주행(FSD) 기술이 유럽과 중국 등에서 승인을 앞두고 있고,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서는 이미 안전 모니터 없는 로봇 택시 시범 운행이 시작되었다. 하지만 로봇의 판단 착오로 발생할 사고에 대한 책임 소재나, 인간과의 물리적 충돌을 방지할 기술적·법적 안전장치는 여전히 의문이다. 효율성 극대화에 매몰된 기술 만능주의가 공공의 안전이라는 기본 가치를 간과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휴머노이드 로봇의 상용화는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머스크의 주장대로 로봇이 인류의 빈곤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가 될 수도 있지만,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회적 진통은 현재 진행형이다. 현대차 노사 갈등은 단순히 기술 도입의 문제를 넘어, 로봇과 인간이 공존하기 위한 사회적 합의의 출발점을 시사한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로봇의 성능 지표를 높이는 것뿐만 아니라, 기술 도입에 따른 고용 충격을 완화할 사회적 안전망과 해킹과 오작동 등으로부터 인류를 보호할 강력한 보안 표준을 정립하는 일이다. 기술 혁신이 소수의 기업 권력이나 효율성 증대에만 몰두하지 않고, 인류 전체의 안전과 행복을 담보할 수 있도록 민주적 합의와 제도적 보완이 선행되어야 한다. 인간의 가치가 배제된 기술의 진보는 결국 공동체의 붕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