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 제32문
Q. 32. What benefits do they that are effectually called partake of in this life? A. They that are effectually called do in this life partake of justification, adoption, sanctification, and the several benefits which, in this life, do either accompany or flow from them.
문 32. 효과적인 부르심을 받은 자들이 이 세상에서 누리는 혜택들이 무엇입니까? 답. 효과적인 부르심을 받은 자들은 이 세상에서 칭의, 양자 됨, 성화, 그리고 이 세상에서 이것들과 함께 오거나 이것들로부터 나오는 여러 가지 혜택들에 참여합니다.
또 미리 정하신 그들을 또한 부르시고 부르신 그들을 또한 의롭다 하시고 의롭다 하신 그들을 또한 영화롭게 하셨느니라(롬 8:30)
그 기쁘신 뜻대로 우리를 예정하사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자기의 아들들이 되게 하셨으니(엡 1:5)
너희는 하나님으로부터 나서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고 예수는 하나님으로부터 나와서 우리에게 지혜와 의로움과 거룩함과 구원함이 되셨으니(고전 1:30)

현대 직장인들에게 '복지(Benefits)'는 직장 선택의 중요한 기준이다. 좋은 기업은 단순히 월급만 주는 것이 아니라 의료 보험, 연금, 교육 지원 등 삶의 질을 높이는 다양한 패키지를 제공한다.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 제32문은 하나님께서 그분의 백성으로 부르신 자들에게 주시는 '우주적 복지 패키지'를 소개한다. 이 혜택은 죽어서 가는 천국에서만 누리는 것이 아니라, 바로 지금 우리가 발을 딛고 서 있는 '이 세상(in this life)'에서 시작된다는 점이 핵심이다.
이 패키지의 첫 번째 핵심 요소는 '칭의(Justification)'다. 이는 법정적 용어로, 죄인인 우리가 그리스도의 의를 덧입어 하나님 앞에서 '의롭다'고 선언되는 사건이다. 이는 '실존적 죄책감'으로부터의 해방이다. 인간은 누구나 완벽하지 못한 자신에 대한 자책과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그러나 칭의는 우주의 최고 재판장이신 하나님께서 "너는 더 이상 유죄가 아니다"라고 선언하시는 법적 효력을 갖는다. 이 선언은 현대인이 겪는 근원적인 불안을 잠재우고, 다시 시작할 수 있는 도덕적·심리적 토대를 제공한다.
두 번째 요소인 '양자 됨(Adoption)'은 신분과 관계의 변화를 뜻한다. 고대 로마 사회에서 양자 입양은 단순히 성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양부의 모든 권리와 재산을 상속받는 법적 지위의 획득이었다. 신학적으로는 고아와 같던 우리를 하나님의 가족으로 편입시키는 사건이다. '소속감'은 인간의 가장 기본적이고 강력한 욕구 중 하나다.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다는 고립감은 현대인의 고질병이다. 양자 됨의 혜택은 우리가 전능하신 창조주를 '아버지'라 부를 수 있는 친밀한 관계 속으로 들어왔음을 확증하며, 삶의 모든 순간에 든든한 배경이 되어준다.
세 번째 요소는 '성화(Sanctification)'다. 이는 앞서 다룬 '아는 것(knowing)'이 실제적인 '사는 것(living)'으로 변화되는 역동적인 과정이다. 칭의와 양자 됨이 단번에 일어나는 법적·신분적 변화라면, 성화는 우리 내면의 성품이 그리스도를 닮아가는 지속적인 성장이다. 경영학적 관점에서 보자면, '개인 역량의 내면화(Personal Development)'이자 '조직 문화의 체화'와 같다. 성령의 도우심으로 우리는 점차 죄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공의와 사랑을 실천하는 존재로 변모해간다. 구원은 단순히 천국행 티켓을 얻는 것이 아니라, 이 땅에서 수준 높은 인격체로 살아가는 실질적인 변화이다.

소요리문답은 이러한 핵심 혜택들로부터 '흘러나오는 여러 가지 혜택들'을 언급한다. 여기에는 하나님의 사랑에 대한 확신, 양심의 평안, 성령 안에서의 기쁨, 은혜의 장성, 그리고 끝까지 견디는 인내 등이 포함된다. 비즈니스 용어로 말하자면 '부수적 혜택'이다. 비록 세상의 환경은 척박할지라도, 우리 영혼의 통장에는 끊임없이 평안과 기쁨이라는 영적 배당금이 입금된다. 이 혜택들은 우리가 세상의 풍파에 흔들리지 않고 목적지를 향해 나아가게 만드는 강력한 회복탄력성의 근원이 된다.
그리스도인의 삶은 결핍의 삶이 아니라 풍성한 혜택의 삶이다. 우리가 효과적인 부르심을 받았다는 사실은, 우주에서 가장 강력하고 자비로운 복지 시스템 안으로 들어왔음을 의미한다. '아는 것(knowing)'에 머물러 있던 교리가 '사는 것(living)'의 실제적인 혜택으로 경험될 때, 성도는 비로소 지상의 고단함을 이기고 천상의 영광을 미리 맛보며 살아갈 수 있다. 구원은 미래 완료형이 아니라 현재 진행형의 축복인 것이다.
우리는 종종 '나중에 잘될 거야'라는 희망 고문으로 오늘을 견딘다. 그러나 성경이 말하는 구원의 혜택은 '나중'이 아니라 '오늘'에 집중되어 있다.
당신이 부르심을 받았다면, 지금 이 순간 당신은 의로운 존재이며 하나님의 자녀이고 거룩한 변화의 과정 중에 있다. 당신의 감정이 어떠하든, 현실의 조건이 어떠하든 하나님의 '복지 패키지'는 이미 활성화되어 있다. 이 혜택을 청구하고 누리는 비결은 믿음이다.
당신의 영적 권리를 당당히 누려라. 당신은 이미 하늘의 모든 것을 상속받은 부유한 존재이다.
허동보 목사 | 수현교회
저서 | 『왕초보 히브리어 펜습자』, 『왕초보 헬라어 펜습자』, 『왕초보 히브리어 성경읽기』, 『고난, 절망의 늪에서 피어난 꽃』, 『부와 기독교신앙』, 『그와 함께라면』, 『만남』 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