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아파트 시장이 식을 줄 모르는 열기로 뜨겁다. 지난 한 해 동안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가 13% 이상 폭등하며 자산 가치 양극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새해 들어 토지거래허가 신청 건수가 대폭 증가하면서 향후 집값 상승세가 한층 더 가팔라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년 만에 13.49% 급등... '21년 불장 재현하나
서울시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2월 서울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0.35% 상승했다. 이는 단순한 수치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전년 동월인 2024년 12월과 비교하면 무려 13.49%나 치솟은 수치로, 최근 몇 년간 유례를 찾기 힘든 가파른 우상향 곡선이다.
장기적인 추이를 살펴보면 더욱 드라마틱하다.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 2021년 10월 정점을 찍은 뒤 2022년 말까지 하락세를 보였으나, 2023년부터 현재까지 꾸준한 회복세를 넘어 폭등 수준의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2025년의 연간 상승률인 13.5%는 팬데믹 시기 초저금리와 유동성 확대로 주택 시장이 과열됐던 2021년 이후 최대치다.
'강남3구' 둔화세 속 '강북·외곽' 15억 이하 아파트 약진
권역별로는 온도 차가 뚜렷했다. 소위 '똘똘한 한 채' 수요가 몰리는 강남 3구(서초, 강남, 송파)와 용산구가 포함된 동남권이 전월 대비 1.43% 상승하며 서울 전체 지수를 견인했다. 하지만 흥미로운 지점은 상승 폭의 둔화다. 강남 3구 및 용산구의 1월 토지거래허가 신청가격 상승률은 2.78%로 전월(4.56%) 대비 크게 낮아졌다.
이는 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지역에서 중대형 규모의 거래가 위축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반면 강북 10개구와 강남 외곽 4개구(강서, 관악, 구로, 금천)에서는 규모와 관계없이 15억 이하 아파트에 대한 허가 신청 건수가 전월 대비 40% 이상 폭증했다. 고가 시장이 잠시 숨 고르기에 들어간 사이, 실수요자들이 상대적으로 접근 가능한 가격대의 아파트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방증이다.
'1인 가구'의 습격? 초소형 아파트 상승률 독보적
아파트 규모별 선호도 변화도 감지된다. 12월 실거래가 분석 결과, 전용면적 40㎡ 이하의 '초소형' 아파트가 0.94%의 상승률을 기록하며 가장 높은 오름세를 보였다. 이는 1인 가구의 증가와 높은 집값 부담으로 인해 주거 비용을 절감하려는 수요가 초소형 아파트로 집중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대형 아파트가 오히려 4.37% 하락하며 약세를 보인 것과 대조적인 현상이다.
전세 시장은 더 심각... 5년 만에 '최악의 상승률'
매매 시장보다 서민 삶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는 것은 전세 시장이다. 2025년 연간 서울 아파트 전세 실거래가 상승률은 5.6%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상승률의 두 배를 웃도는 수치이며, 최근 5년 내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전세가 폭등의 주된 원인으로는 정부의 규제 강화가 꼽힌다. 실거주 의무 등 잇따른 규제로 인해 시장에 나와야 할 전세 매물이 잠기면서 극심한 '공급 가뭄'이 발생한 것이다. 특히 동북권(강북, 도봉, 노원 등)의 전세가는 한 달 새 1.01%나 오르며 서울 전체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어 서민들의 주거비 부담이 한계치에 다다랐다는 지적이 나온다.
향후 전망: 1월 토지거래허가 신청 33% 증가, 상승세 지속될 듯
주택 시장의 미래 지표라 할 수 있는 토지거래허가 신청 현황을 보면 상승세는 당분간 꺾이지 않을 전망이다. 2026년 1월 서울의 아파트 토지거래허가 신규 신청 건수는 6,450건으로 전월 대비 무려 33.6%나 늘어났다. 이 신청 건들이 실제 계약으로 이어져 실거래 신고에 반영될 경우, 향후 매매 가격지수는 더욱 가파르게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서울시는 시민들이 시장 상황을 정확히 판단할 수 있도록 토지거래허가 신청 현황과 실거래가 동향을 매월 투명하게 공개하겠다는 방침이다. 집값과 전세가의 동반 폭등 속에서 정부와 지자체가 어떤 실효성 있는 대책을 내놓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서울 부동산 시장은 규제와 고금리 속에서도 강한 회복탄력성을 보이며 다시금 '폭등의 시대'로 진입하는 모양새다. 특히 매매와 전세가 동시에 오르는 동반 상승 현상은 서민 주거 안정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 1월 토지거래허가 신청 데이터가 보여주는 강력한 매수 대기 수요는 올해 상반기에도 서울 집값의 강세가 이어질 것임을 예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