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밤길을 운전했다.
자주 오가는 길이지만 밤의 길은 조금 다르다.
자동차 창밖으로 달빛이 보이고 별빛이 스친다.
가로수와 가로등 불빛이 낮보다 더 또렷하게 눈에 들어온다.
밤길 운전은 낮보다 더 집중해야 하지만
마음은 조금 더 여유로워진다.
급한 물에 체한다는 말처럼
서두를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차를 감싸는 어둠 속에서 나는 조용히 달린다.
조금 천천히 가도 괜찮다고,
조금 늦게 도착해도 괜찮다고.
밤길을 달리며 나에게 그렇게 말해주는 시간이었다.
밤의 어둠을 빌려 서두름을 내려놓고, 나를 다독이며 천천히 나아가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