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제 정치적 긴장 상황에도 불구하고, 금 가격이 예상과 달리 약세를 지속하며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중 일부는 이달 들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 ‘위기 속 금값 상승’이라는 전통적인 공식이 흔들리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먼저, 한국거래소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미국이 이란을 대상으로 군사 공습을 단행한 이후 주요 금 ETF의 수익률은 다소 정체된 모습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국내 최대 규모의 ‘ACE KRX금현물’ ETF는 소폭 0.89% 상승했으나 ‘TIGER 골드선물(H)’(-1.59%)과 ‘KODEX 골드선물(H)’(-1.57%) 등 금 선물을 추종하는 펀드들은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비슷하게 미국 시장의 ‘SPDR 골드셰어즈’(GLD)와 ‘아이셰어즈 골드 트러스트’(IAU)도 각각 3% 이상 하락하며 글로벌 투자심리가 위축되었음을 나타냅니다.

미국 금리 전망 변화와 달러 강세가 금값에 미치는 영향
금값이 이처럼 지지부진한 데는 세 가지 주요 원인이 분석됩니다. 첫째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전망이 변경된 점입니다. 최근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이 약 20% 이상 급등하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질 가능성이 커졌고, 이에 따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 인하를 뒤로 미룰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된 것입니다. 금은 이자 수익이 없는 자산인 반면, 금리가 높으면 상대적으로 채권과 같은 수익형 자산에 투자심리가 몰려 금값 하락 압력이 커집니다.

둘째 요인은 달러 강세입니다. 달러인덱스(DXY)는 최근 99선까지 올라 1주일 사이 1.3% 이상 상승했습니다. 이는 투자자들이 위험 자산을 처분하고 달러 현금 확보에 집중하는 움직임과 맞물려 금 투자 매력을 상대적으로 낮추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간은 현달러 수요 증가가 시장 자금이 다른 자산으로 이동하지 않는다는 신호라고 평가했습니다.
셋째, 금의 투자 성격 변화도 주목할 만합니다. 지난해 금값이 약 65% 이상 상승해왔고, 그동안은 주로 안전자산 성격의 수요가 금을 지탱해왔으나 최근에는 ETF를 통한 적극적인 수익 추구 성향이 강화되었습니다.
금 투자 수요 변화와 가격 변동성 심화 이유
세계금협회(WGC)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한 해 동안 글로벌 금 ETF의 금 보유량이 중앙은행 금 사들임과 맞먹는 수준인 222톤 이상 증가했으며, 이는 가격 상승 후 수익 실현 매도가 늘면서 금값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삼성선물 연구원은 “현 시점에서 금은 전통적인 위험회피용 안전자산이라기보다 통화정책 변화와 달러 가치 움직임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KB증권 서초 PB센터 이 순안 센터장도 “미국과 이란 간 긴장 지속 여부와 글로벌 경기 흐름에 따라 금 가격의 향후 방향이 결정될 것”이라고 전망하였습니다.
최근 금값 약세 현상은 단순히 지정학적 위험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를 넘어, 금리 및 통화정책 변화, 달러 강세, 그리고 투자자들의 수익 실현 요구 등 복합적인 요인들이 얽혀 발생한 결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금 투자자들은 이러한 변화를 주의 깊게 살피면서 투자 전략을 재조정할 필요가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