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유권자의 절반 이상이 후보의 기후 공약에 따라 지지 후보를 바꿀 수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기후·에너지 정책이 향후 지방선거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가오는 6월 3일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기후 정책이 유권자의 선택에 중요한 기준으로 떠오르고 있다. 조사 결과 유권자의 절반 이상이 후보의 기후 공약이 더 우수할 경우 지지 후보를 바꿀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녹색전환연구소와 더가능연구소, 로컬에너지랩 등이 참여한 연대체 ‘기후정치바람’은 9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제3차 기후위기 국민 인식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전국 17개 시도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시민 1만7865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조사에 따르면 ‘기후 공약이 더 낫다면 기존 정치 성향과 상관없이 후보를 바꿀 수 있다’는 이른바 ‘기후 유권자’ 비율이 53.5%로 집계됐는데, 이는 기후 정책이 단순한 환경 의제를 넘어 실제 투표 행태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정당 지지층별로 보면 더불어민주당 지지 의향층의 59.9%, 국민의힘 지지 의향층의 48.1%가 기후 정책을 고려해 투표 선택을 바꿀 수 있다고 응답했으며, 조국혁신당 지지 의향층은 61%, 진보당 지지 의향층은 66.6%로 비교적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지역별 응답에서도 차이가 확인됐는데, 전남은 60.8%로 가장 높았고 서울은 48.3%로 가장 낮았다. 다만 조사단은 “지역 간 격차가 이전보다 줄어들면서 기후 정책에 대한 관심이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흐름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지방정부의 기후 대응 정책 평가에서는 지역별 편차가 비교적 크게 나타났다. 전남은 평균 54.9점으로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고 경기 역시 51.3점으로 비교적 긍정적인 평가를 기록한 반면 대구는 41.9점, 부산은 44.2점으로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를 받았다.
에너지 정책에 대한 인식에서는 ‘지산지소’ 원칙에 대한 지지가 두드러졌다. 전체 응답자의 65.7%는 에너지 정책의 우선 방향으로 “지역에서 생산한 전력을 지역에서 소비하는 구조가 바람직하다”고 답했고, 비수도권에서 생산된 전력을 수도권으로 공급해야 한다는 의견은 12.3%에 그쳤다.
수도권에서도 비슷한 인식이 나타났다. 서울 58.0%, 경기 61.9%, 인천 64.8%가 ‘지역 생산·지역 소비’ 방식에 동의했으며, 전력 자급률에 따라 지역별 전기요금을 다르게 적용하는 ‘차등 요금제’에 대해서도 과반이 찬성했는데, 서울에서도 59.7%가 이 정책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발전원 선호도 조사에서는 모든 지역에서 재생에너지가 가장 높은 지지를 받았고, 그 다음으로 원자력 발전, 화석연료 발전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에너지 전환 정책에 대한 국민 인식이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로 해석된다.
또한 정부가 제시한 ‘2040년 석탄발전소 폐지’ 목표에 대해 전체 응답자의 72.2%가 찬성했으며, 석탄발전소가 위치한 충남, 경남, 강원에서도 약 70% 수준의 찬성률이 나타났다.
김병권 녹색전환연구소 소장은 “이번 지방선거는 기후 대응 정책의 중간 점검 성격을 갖는다”고 말했다. 이어 “지방정부의 정책은 온실가스 감축뿐 아니라 에너지 복지, 재난 대응, 생활 인프라 개선과 결합된 형태로 발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폭염과 산불 같은 기후 재난 대응 체계 구축과 취약계층 에너지 지원 확대가 앞으로 지방정부가 집중해야 할 과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후정치바람은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지역별 토론회와 정책 논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단체는 4월 지역별 조사 결과를 공개하고, 5월 말에는 지방선거 후보들의 기후 공약을 분석한 자료를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