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세기 전, 삼엄한 감시를 뚫고 일제가 끝내 찾아내지 못한 '독립의 상징'이 인공지능(AI)의 힘을 빌려 현대인들의 스마트폰 속으로 스며들었다. 서울역사박물관이 제107주년 3.1절을 맞아 선보인 AI 영상 '[3.1절] 일제가 끝내 못 찾은 천장 속 비밀'이 누적 조회수 240만 회를 돌파하며 가히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이번 콘텐츠는 박물관이 소장 중인 국가적 유물 '딜쿠샤 태극기'를 주인공으로 삼았다. 단순히 유물을 전시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최첨단 AI 기술을 접목해 1919년 당시의 긴박했던 시대적 공기를 디지털 화면 위에 생생하게 복원했다는 점이 주효했다. 영상의 중심축은 3.1운동의 실상을 전 세계에 타전했던 벽안의 기자 앨버트 테일러와 그의 든든한 조력자였던 김상언(김주사)의 실화다. 특히 김상언의 안방 천장 깊숙이 태극기를 숨겨 보존해온 극적인 일화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구성하며 보는 이들의 몰입도를 극대화했다.
대중의 반응은 뜨겁다 못해 경건하다. 인스타그램과 유튜브를 합산해 좋아요 4.3만 개, 댓글 500여 건이 쏟아졌다. 누리꾼들은 "이름조차 몰랐던 김상언이라는 영웅을 기억하게 됐다", "교과서에서 보던 역사보다 훨씬 가슴에 와닿는다"는 등의 찬사를 보냈다. 이러한 온라인상의 열기는 오프라인 전시 관람으로까지 번지는 추세다. 박물관 측은 영상의 주인공인 태극기 실물을 확인하려는 발길이 이어짐에 따라 상설전시실 3존의 안내를 더욱 보강했다.

박물관이 내건 이색 공약도 화제다. 당초 '조회수 100만 달성 시 태극기 굿즈 제작'을 약속했으나, 목표치를 두 배 이상 훌쩍 뛰어넘는 성원에 힘입어 실제 굿즈 제작에 전격 착수했다. 이는 박물관의 고유한 역사 자산이 디지털 스토리텔링과 결합했을 때 세대를 아우르는 강력한 파급력을 가질 수 있음을 증명한 사례로 꼽힌다.
최병구 서울역사박물관장은 "역사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준 240만 시민의 뜨거운 성원에 깊은 감사를 표한다"며 "이번에 제작될 태극기 굿즈가 우리 역사를 일상의 영역으로 끌어들이는 소중한 연결고리가 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박물관은 향후에도 AI 등 신기술을 적극 도입해 유물의 가치를 현대적으로 재정의하고 시민과의 접점을 지속적으로 확장할 방침이다.
유물은 박물관 안에만 머물지 않는다. 기술이라는 날개를 단 '천장 속 비밀'은 이제 240만 명의 가슴 속에서 다시금 독립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