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인생의 하이라이트로 만드는 시간

야구경기 하이라이트 / 출처 :tving

마흔 중반에 접어들면서 눈에 띄는 변화 중 하나는 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예전 같지 않다는 점입니다. 아예 안본다기보다는, 하이라이트 영상만 찾아보는 정도입니다. 마치 “욕하면서 챙겨보는 아침드라마”같기도 합니다. 경기의 가장 극적인 순간만 골라 보는 셈이죠. 


며칠 전 친구들과 스포츠 이야기를 하다가 “하이라이트만 본 건 사실상 경기를 안 본 것과 같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때는 웃어넘겼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말이 자꾸 마음에 남았습니다.


요즘은 스포츠 뿐 아니라, 영화나 책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핵심 요약 콘텐츠가 넘쳐나는 시대입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도 더 많은 정보를 접할 수 있는 건 분명 큰 장점입니다. 


경기를 안본 것과 같다는 친구의 말을 듣고, 문득 야구 WBC 대회에서 호주와 경기 하이라이트 영상을 다시 떠올려봤습니다. 영상 속에는 결정적인 안타, 환호하는 선수와 관중 등 극적인 순간들만 모아 놓았습니다. 몇 분만 보면 경기의 분위기와 결과를 모두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장면이 만들어지기까지의 시간을 생각해 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선수들은 수없이 많은 연습을 반복했을 것이고, 보이지 않는 실패와 좌절을 겪었을 것입니다. 긴 시즌 동안 쌓인 노력과 집중이 한순간의 장면으로 압축되어 하이라이트가 되었을 것입니다.


우리의 삶도 이와 비슷하지 않을까요. 특별한 순간, 기억에 남는 장소, 인생의 전환점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장면이 만들어지기까지 대부분의 시간은 평범한 일상입니다. 눈에 띄지 않는 반복, 때로는 지루하게 느껴지는 시간들입니다.


“지금 보내고 있는 이 평범한 하루가, 언젠가 인생의 하이라이트를 만들어 내는 시간이 될 수 있을까?” 


갑자기 눈이 번쩍 뜨입니다. 내 인생의 목표나 방향과는 다르게 어긋나게 가고 있는 건 아닌지, 시간을 허투루 시 보내고 있는 건 아닌지 의구심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오늘 하루도 조금은 다르게 바라보려고 합니다. 특별할 것 없는 일상처럼 보이지만, 어쩌면 지금 이 시간이 언젠가 돌아보았을 때 “그때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말하게 될 시간일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김진혁 칼럼니스트 기자 hyogy82@naver.com
작성 2026.03.11 23:32 수정 2026.03.11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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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