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 온난화가 유전자를 위협한다

해양 온난화와 유전자 다양성 감소의 연관성

속도 붙은 멸종 위기, 산호초와 극지방의 경고

탄소 배출과 국제 협력, 우리가 할 수 있는 노력

해양 온난화와 유전자 다양성 감소의 연관성

 

바다는 인류에게 산소를 공급하고, 기후를 조절하며, 식량을 제공하는 지구의 가장 중요한 생태계 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최근 기후 변화로 인해 해양 온난화가 가속화되면서 이 풍부한 생명력이 점차 위협받고 있습니다. 특히 해양 온난화로 생물들의 유전적 다양성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는 이를 단순히 환경문제로만 바라볼 수 없게 만듭니다.

 

유전적 다양성은 생태계가 다양한 환경 변화와 질병에 적응할 수 있는 핵심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과정이 인류와 지구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탐구해보겠습니다.

 

유전적 다양성 감소란 무엇일까요? 이는 간단히 말해, 특정 생물 종 내 개체들의 유전적 차이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뜻입니다.

 

이는 생물들이 환경 변화에 효과적으로 적응하지 못하게 만들며, 새로운 질병이 창궐했을 때 살아남을 확률을 낮춥니다. 최근 네이처(Nature)와 사이언스(Science)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해양의 수온이 1~2도만 상승해도 특정 지역의 해양 생물 종에서 유전적 다양성이 최대 30%까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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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적응력을 갖춘 개체들이 줄어들면서 종 전체가 환경 변화에 취약해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연구팀이 전 세계 수천 종의 해양 생물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수온 상승이 종 내 유전적 다양성을 감소시키는 주요 요인으로 확인되었습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러한 현상이 단순한 개체 수 감소를 넘어 '유전적 소진(genetic erosion)'이라는 더욱 심각한 문제를 야기한다는 것입니다.

 

유전적 소진은 생물 종이 장기적으로 생존하고 진화할 수 있는 유전적 기반 자체가 약화되는 현상을 말합니다. 이는 일시적인 개체 수 회복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생태계의 근본적인 복원력 상실을 의미합니다.

 

해양 생물 가운데 유전적 다양성 감소가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대표적인 생태계는 산호초와 해초림입니다. 산호초는 전체 해양 면적의 0.1%에 불과하지만, 지구 해양 생물다양성의 약 25%를 지탱하는 매우 특별한 생물종일 뿐만 아니라, 수많은 해양 생물이 서식하고 이들이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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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산호초가 온도 상승에 민감해 '백화현상'으로 서식지를 잃게 되면, 거기에 의존하던 해양 생물들이 연쇄적으로 영향을 받습니다. 해초림 역시 이산화탄소 흡수 능력과 산소 방출로 해양의 건강을 유지합니다. 그러나 수온의 변화로 이들의 생장이 저해되면서 해양 탄소 순환에도 악영향을 미칩니다.

 

이렇게 서로 연결된 생태계 내에서 유전적 다양성 상실은 곧 생태계를 위협하는 가장 큰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산호초와 극지방 생태계는 지구 기후 변화와 해양 온난화의 영향을 가장 먼저 받고 있는 곳입니다.

 

산호초는 지구 해양 생물다양성의 약 25%를 지탱하는 중요한 기반입니다. 그러나 2016년, 호주 대보초(Great Barrier Reef)에서 발생한 대규모 백화현상은 전 세계적으로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당시 산호초 지역의 약 93%가 다양한 수준으로 백화현상을 경험했으며, 이 중 북부 지역 산호의 약 29%가 실제로 폐사하여 생태적 복원이 어려운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이는 단순히 산호초 하나가 사라지는 문제를 넘어, 이곳에 의존하는 해양 생태계 전체가 붕괴로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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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호초 백화현상의 근본 원인은 해수 온도 상승입니다. 산호는 조류(zooxanthellae)와 공생 관계를 맺고 있는데, 수온이 평년보다 1도 이상 높은 상태가 지속되면 산호가 이 조류를 방출하면서 하얗게 변하는 백화현상이 발생합니다. 백화된 산호는 영양 공급이 중단되어 결국 폐사에 이르며, 이 과정에서 산호초 생태계 전체가 무너지게 됩니다.

 

2016년 이후에도 2017년, 2020년, 2022년에 걸쳐 반복적인 백화현상이 발생했으며, 이는 해양 생물들이 회복할 시간조차 갖지 못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반면 극지방은 지구 온난화의 속도를 체감하기에 가장 민감한 지역 중 하나입니다.

 

미국 국립빙설자료센터(NSIDC)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00년 이후 북극의 해빙 면적은 10년마다 평균 약 13% 감소하고 있으며, 이는 연간으로 환산하면 약 3-4% 수준의 감소율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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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과정에서 빙하 아래 서식하던 생물들이 빠르게 감소하고 있으며, 남극에서는 해빙이 녹아내려 펭귄과 같은 주요 서식종의 개체수가 급감하고 있습니다. 특히 아델리펭귄과 황제펭귄의 일부 집단은 지난 50년간 개체 수가 5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보고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생태계 변화는 단지 한 지역의 문제가 아닙니다. 극지방의 빙하가 줄어들면 전 세계적 해수면 상승과 해양 순환 패턴 변화로 이어져, 다른 지역의 해양 생태계와 인간 활동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칩니다. 북극 해빙의 감소는 알베도 효과(태양광 반사율)를 낮춰 온난화를 더욱 가속화시키는 악순환을 만들어냅니다.

 

또한 극지방의 차가운 해류와 적도 지방의 따뜻한 해류가 순환하는 열염순환(thermohaline circulation)이 약화되면서, 전 지구적 기후 시스템에 예측 불가능한 변화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결국 해양 온난화의 문제는 단순한 생물 개체의 사멸만이 아니라, 지구 전체 생태계 전반에 걸친 문제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해양 온난화를 막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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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큰 과제는 탄소 배출 억제입니다. 유엔환경계획(UNEP)이 발표한 배출격차보고서(Emissions Gap Report)에 따르면, 지구 온도를 산업화 이전 수준 대비 1.5도 상승 이내로 제한하기 위해서는 매년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의 7.6%를 줄여야 한다고 경고합니다.

 

이를 위해 각국 정부와 기업은 지속 가능한 에너지 시스템으로의 전환, 대규모의 재생 에너지 투자, 그리고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기 위한 기술 개발에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하고 있습니다.

 

속도 붙은 멸종 위기, 산호초와 극지방의 경고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은 이미 전 세계적으로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태양광, 풍력, 수력 등 재생에너지의 발전 비용은 지난 10년간 급격히 하락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화석연료보다 경제적인 수준에 도달했습니다. 유럽연합은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비중을 42.5%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설정했으며, 중국은 세계 최대의 태양광 패널 생산국이자 설치국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미국 역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통해 청정에너지 분야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국제 협력도 반드시 필요합니다. 2015년 파리기후협정은 각국이 자발적으로 탄소 배출량을 감축하겠다는 약속을 공유하는 중요한 자리였습니다.

 

그러나 몇몇 주요국들이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거나 탈퇴하려는 움직임이 있으며, 이는 국제사회의 공동 노력을 약화시키고 있습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는 반복적으로 국제 사회의 협력 강화를 촉구하고 있으며, 개별 국가의 노력만으로는 지구 온난화를 막을 수 없다고 강조합니다.

 

타협과 협력 없이는 근본적인 온난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관된 의견입니다. 더불어 해양 생태계 보호를 위한 개별 국가의 노력도 부족하지 않아야 합니다.

 

유럽연합과 태평양의 몇몇 섬나라들은 자국 해안 주변에 넓은 범위의 해양보호구역을 설정해 산호초와 생태계를 지켜내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팔라우는 자국 배타적경제수역(EEZ)의 80%를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했으며, 칠레는 세계에서 가장 큰 해양공원 중 하나인 나스카-데스벤투라다스 해양공원을 조성했습니다.

 

이러한 해양보호구역은 생물 다양성을 보전하고 유전적 다양성을 유지하는 중요한 피난처 역할을 합니다. 한국 사회에 미치는 영향 한국 역시 해양 온난화로 인해 직·간접적인 피해를 입고 있는 국가 중 하나입니다.

 

국립수산과학원의 연구에 따르면 한반도 주변 해역의 표층 수온은 지난 50년간 약 1.23도 상승했으며, 이는 전 지구 평균 해수면 온도 상승률보다 2배 이상 빠른 속도입니다. 이러한 급격한 수온 상승은 한반도 주변 해역의 생태계에 근본적인 변화를 초래하고 있습니다. 한반도 연안에서 관찰되는 가장 뚜렷한 변화는 어종 구성의 변화입니다.

 

난류성 어종은 북상하고 있으며, 전통적인 한류성 어종은 점차 북쪽으로 이동하거나 개체수가 감소하고 있습니다. 명태, 대구와 같은 냉수성 어종은 한반도 근해에서 거의 사라졌으며, 대신 오징어, 고등어 등의 분포 범위가 변화하고 있습니다. 제주도 주변 해역에서는 아열대성 어류인 쥐치, 독가시치 등이 빈번하게 관찰되고 있습니다.

 

수산업에 미치는 영향도 심각합니다. 한국 수산업의 주요 어종인 오징어의 어획량은 지난 20년간 큰 변동을 보이고 있으며, 이는 수온 변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김, 미역, 다시마 등 해조류 양식업 역시 수온 상승으로 인한 생산성 저하와 병해 증가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는 수산업에 직접 타격을 줄 뿐만 아니라, 한국인의 생계와 식생활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제주도 일대의 해양 생태계 변화도 주목할 만합니다.

 

제주 연안에서는 최근 몇 년간 산호 백화현상이 관찰되고 있으며, 연구자들은 이것이 수온 상승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고 보고하고 있습니다. 제주 서귀포 연안의 연산호 군락에서는 여름철 고수온 기간에 백화 현상이 발생했으며, 일부는 회복되지 못하고 폐사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또한 제주 해안에서는 아열대성 해조류인 모자반류가 과도하게 번성하는 '갯녹음(barren ground)' 현상이 확대되면서 전통적인 해조류 서식지가 황폐화되고 있습니다.

 

 

탄소 배출과 국제 협력, 우리가 할 수 있는 노력

 

해양수산부와 국립수산과학원은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장기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하고, 기후변화 적응 양식 기술 개발, 해양보호구역 확대 등의 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관련 연구자들은 "더 이상 시간이 없다"며 보다 적극적이고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전문가 의견과 향후 전망 국내외 해양생물학자와 기후학자들은 해양 온난화 문제가 결국 인류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문제라고 입을 모읍니다. 해양 생태계의 복원력을 유지하려면 향후 20년이 매우 중요한 시기이며, 이 기간 내에 대규모 해양 보호구역 설정과 탄소 배출 제한 목표를 초과 달성해야 한다는 것이 학계의 일반적인 견해입니다.

 

특히 유전적 다양성 감소 문제는 그 자체로 시간을 되돌릴 수 없는 비가역적 변화라는 점에서 더욱 우려됩니다. 일단 유전적 다양성이 상실되면, 개체 수가 회복된다 하더라도 환경 변화에 대한 적응력은 영구적으로 손상될 수 있습니다. 이는 단기적인 보호 조치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으며,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생태계 관리가 필요함을 의미합니다.

 

국제 해양 연구 커뮤니티는 해양 온난화 속도를 늦추기 위한 즉각적인 탄소 배출 감축과 함께, 이미 진행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적응 전략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여기에는 해양보호구역 확대, 산호초 복원 프로젝트, 유전적 다양성 보존을 위한 생물은행 구축, 지속가능한 수산업 관리 등이 포함됩니다.

 

우리가 현재 내리는 결정이 향후 인류가 직면할 기후 위기를 결정짓는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입니다. 지구 생태계는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바다의 환경은 우리의 환경이며, 바다의 생명은 곧 인간의 생명과 직결됩니다.

 

해양은 지구 표면의 70%를 차지하며, 대기 중 이산화탄소의 약 30%를 흡수하고, 지구 산소의 절반 이상을 생산합니다. 해양 생태계의 붕괴는 단순히 물고기가 줄어드는 문제가 아니라, 인류 문명의 기반이 흔들리는 문제입니다.

 

독자 여러분, 지금 이 순간 우리는 바다를 지켜낼 준비가 되어 있습니까? 개인의 탄소 발자국을 줄이는 노력, 지속가능한 수산물 선택,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 줄이기, 해양 보호 정책 지지 등 우리 각자가 할 수 있는 일들이 모여 큰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바다를 지키는 것은 결국 우리 자신과 미래 세대를 지키는 일입니다.

 

 

최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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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nature.com

science.org

작성 2026.03.12 10:44 수정 2026.03.12 10:44

RSS피드 기사제공처 : 전국인력신문 / 등록기자: 최현웅 무단 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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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