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 조선업의 메카 울산에서 외국인 인력의 안정적인 수급과 지역사회 상생을 위한 정부와 지자체의 대규모 정책 논의가 이뤄졌다.
울산시와 법무부는 지난 11일 오전 울산 북구 진장디플렉스에서 ‘조선업 분야 국민·외국인 상생을 위한 울산지역 정책 간담회’를 공동 개최했다.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 주재로 열린 이번 간담회에는 차용호 본부장, 울산시 기획조정실장, 산업부 관계자를 비롯해 HD현대중공업 등 조선 3사, 노동계, 시민단체 등 총 24명이 참석해 현장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 외국인 인력 제도, '숙련공' 중심으로 전면 개편
이날 간담회의 핵심 화두는 외국인 인력의 '질적 관리'였다.
참석자들은 그동안의 급격한 인력 유입 과정에서 발생한 저임금 구조와 지역 경제 기여도 미흡 등을 지적하며, 단순 인력 충원이 아닌 ‘전문 기술을 갖춘 숙련 기능인력’ 중심의 제도 운영이 필요하다는 데 뜻을 모았다.
특히 법무부는 일반기능인력(E-7-3) 제도와 관련해 외국인 고용허용 비율(국민 고용인원 대비 30% → 20%)과 임금 하한 기준(최저임금 수준 → GNI 80%)을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는 무분별한 도입보다는 적정 수준의 처우를 보장해 우수 인력의 장기 체류를 유도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 "국민 고용이 최우선"… 민관 상생 협력 강화
국민 고용 보호와 촉진에 대한 논의도 비중 있게 다뤄졌다. 법무부 점검 결과, 최근 3년간 조선업계의 국민 생산직 고용 인원은 2023년 8만 7,601명에서 2025년 7만 2,021명으로 감소 추세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법무부는 기업의 국민 고용 확대 노력과 지역사회 기여도를 외국인 고용 허용 비율과 직접 연계하는 등 제도를 정비할 계획이다. 조선업이 국가 전략 산업인 만큼, 국민 생산직의 고용 유지와 근로 여건 개선이 뒷받침되어야 외국인 인력 활용도 명분을 얻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 '울산 광역형 비자'의 안착과 미래
울산시는 지자체가 지역 산업에 꼭 필요한 인재를 직접 선발하는 ‘울산 광역형 비자’의 성과를 강조했다. 지난해 6월부터 시범 운영을 통해 총 133명의 숙련공이 입국했으며, 이들은 강화된 기량 검증과 사전 직무 교육을 거친 '정주형 인력'이다.
울산시는 짧은 시범 기간만으로는 성과 평가에 한계가 있음을 설명하고, 제도의 실효성을 검증할 충분한 운영 기간 확보와 정식 제도화를 건의했다. 이에 법무부는 현장의 의견을 토대로 평가 로드맵을 마련하고 신중한 검토를 거쳐 제도 유지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차용호 법무부 본부장은 “국민과 민생경제를 우선으로 생각하는 이민정책을 위해 지속적으로 소통하겠다”고 밝혔으며, 간담회 직후 참석자들은 HD현대중공업 현장을 방문해 외국인 근로자들의 작업 환경을 직접 살피며 현장 행보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