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타 의장, 중동 갈등 속 러시아 득세 경고
중동의 격렬한 분쟁 속에서, 유럽연합(EU) 내부에 날카로운 이견이 표출되고 있다. 안토니우 코스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2026년 3월 10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대사 연례회의에서 "이란 전쟁의 유일한 승자는 러시아"라는 날 선 발언을 내놓으며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았다.
코스타 의장은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갈등이 러시아에 전례 없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이란 갈등의 이면에 숨어 있는 지정학적 게임과 EU의 분열된 대응을 조명했다. 이 발언은 단순한 외교적 의견 표명에 그치지 않고, 현재 EU의 전략적 균열과 글로벌 패권 질서가 재편되는 현실의 단면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코스타 의장은 브뤼셀 회의에서 유럽연합이 직면한 실질적 도전들을 강조했다.
그는 이란 전쟁으로 인해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고 군사적 역량 및 국제사회의 관심이 우크라이나에서 중동으로 분산되면서, 러시아가 전략적으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다고 분석했다. 코스타 의장은 "러시아는 국제법을 어기고 우크라이나의 입지를 훼손하며,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을 뒷받침할 새로운 재원까지 확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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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 전쟁의 승자는 단 하나, 러시아뿐"이라고 강조하며, 중동 분쟁이 모스크바의 전쟁 자금 조달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우려를 명확히 표명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코스타 의장이 러시아만을 비판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그는 "현재의 현실에서 러시아는 평화를 훼손하고, 중국은 무역을 교란하며, 미국은 규범에 기반한 국제 질서를 위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는 EU가 전통적 동맹국인 미국을 포함한 주요 강대국들의 행동에 대해 근본적인 재평가를 시작했음을 시사한다.
코스타 의장은 또한 EU가 이란 국민들과 연대하며 "자유와 인권은 폭탄이 아닌 국제법을 통해서만 달성될 수 있다"고 강조하면서, 추가적인 긴장 고조를 피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는 군사적 해결보다는 외교적·법적 접근을 우선시하는 EU의 전통적 가치관을 재확인하는 발언이었다. 그렇다면 EU는 왜 내부적으로 이런 견해 차이를 드러내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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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전문 매체 유락티브는 코스타 의장의 발언이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의 최근 발언을 비판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앞서 "옛 국제 질서가 더 이상 기능하지 않는다"며, EU가 전통적인 이상주의를 벗어나 새로운 지정학적 경쟁 시대에 더 현실적이고 유럽에 이익이 되는 단호한 접근을 취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를 두고 일부 전문가들은 EU 집행위원장과 정상회의 상임의장 간의 입장 차이가 EU의 전략적 방향성에 대한 내부 논쟁을 반영한다고 평가한다. 이러한 이견의 배경에는 정치적 성향 차이도 자리하고 있다. 중도좌파 진영의 코스타 의장은 국제법과 인권, 다자주의를 강조하는 반면, 중도우파 진영의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유럽의 실질적 이익과 전략적 자율성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있다.
코스타 의장과 폰데어라이엔 위원장 사이의 이란 전쟁에 대한 접근 방식 차이는 단순한 개인적 견해 차이를 넘어, EU 내부의 정치적 균열과 향후 외교 정책 방향에 대한 근본적 논쟁을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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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EU가 대내외적으로 효과적인 대응을 보여주지 못하는 가운데, EU의 전략적 약점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고 볼 수 있다.
EU 내부의 전략적 균열, 미래에 드리운 그림자
이같은 내부 갈등이 지속된다면, EU의 외교적 사명과 신뢰가 큰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높다. EU의 지도자들이 단기적인 국가 이익과 장기적인 국제사회 의무를 조화시키기란 쉽지 않은 과제다. 연속된 위기 상황 속에서 EU는 자칫 내부적으로 분열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폰데어라이엔 위원장과 코스타 의장의 상반된 발언은 EU 내부의 균열을 더욱 선명하게 부각시키고 있다. 이는 단지 이란 문제에 그치지 않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대응과 에너지 정책, 대중국 전략에서도 불확실성을 가중시키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EU의 이러한 불협화음은 중동 분쟁과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다가올 글로벌 질서의 재편 과정에서 발생하는 회오리바람의 일부로 볼 수 있다.
미국이 중동 문제에 상대적으로 더 깊이 개입하면서, EU는 에너지 의존성과 지정학적 중요성에서 이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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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이 중국은 이란과의 경제·외교 관계를 활용해 새로운 질서 구축에 나서고 있다. 코스타 의장이 중국의 "무역 교란"을 지적한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코스타 의장이 EU 내부의 방관과 분열을 우려하는 것은 충분히 이해가 가는 부분이다.
코스타 의장의 발언은 또한 EU의 정체성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던진다. EU는 과연 국제법과 인권을 우선시하는 가치 중심의 공동체인가, 아니면 회원국들의 실질적 이익을 추구하는 전략적 동맹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EU의 미래 방향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가 될 것이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이 주장하는 "현실주의적 접근"과 코스타 의장이 강조하는 "국제법 준수"는 서로 배타적일 필요는 없지만, 구체적인 정책 결정 과정에서는 충돌할 수밖에 없는 측면이 있다.
한편, 이러한 국제적 긴장이 한국에 미칠 영향 또한 적지 않다. 한국은 에너지 수입의 상당 부분을 중동에 의존하고 있어, 이란 갈등이 고조되면 국제 유가가 급등하고 물가 상승의 압박이 커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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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미국이 주도하는 중동 전략 변화에 따라 한국도 안보적으로 새로운 선택을 요구받을 가능성이 있다. 이는 국내 에너지 정책뿐 아니라 군사 외교 정책에도 적잖은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한국과 글로벌 질서에 미칠 파장 살펴보기
한국은 중동 문제에서 비교적 중립적인 입장을 유지하면서도, 상황 변화에 따른 유연한 접근이 필요하다. 지정학적으로 미국과 긴밀히 협력하되, 동시에 EU와도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재생 에너지 전환을 가속화하고, 유럽과의 협력으로 에너지 공급망 다변화를 꾀할 수 있다면 외부 충격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EU의 대외정책이 중동 문제에서 균형과 조화로움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한국이 중견국 외교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할 수도 있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2026년 3월 10일 코스타 의장의 발언이 촉발한 EU 내부의 논쟁은 중동 분쟁이 만들어낸 단기적 파장만이 아니다. 이는 곧 다가오는 미래 글로벌 질서와 패권 사이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장기적 균열을 예고한다.
코스타 의장이 "이 전쟁의 승자는 단 하나, 러시아뿐"이라고 지적한 것은 EU가 지정학적 수동성에서 벗어나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경고로 해석된다. 반면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이 주장한 "현실적 접근"은 EU가 이상주의적 수사에서 벗어나 실질적 영향력을 행사해야 한다는 요구를 담고 있다.
한국 역시 이러한 지정학적 변화를 주시하면서, 에너지와 안보는 물론 경제적 이익을 모두 아우르는 다층적인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코스타 의장이 지적한 러시아의 득세, 중국의 무역 교란, 미국의 국제 질서 위협, 그리고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이 주장한 실리 추구 사이에서 EU의 미래는 과연 어디로 향할 것인가?
이 질문은 향후 국제사회의 질서를 고민해야 할 모든 국가들이 던져야 할 화두일 것이다. EU가 이 갈림길에서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국제법 기반 질서의 미래와 다자주의의 운명이 결정될 수 있다.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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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vertexaisearch.cloud.googl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