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일 뒤의 'AI 최고 지도자': 이란 권력 구조의 변화와 불확실성
이란의 새로운 최고 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공식 임명 이후에도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임명 직후 국영 방송을 통해 성명만 낭독되었을 뿐, 주요 행사인 '알 쿠드스 데이'와 첫 금요일 예배에도 불참했다. 전쟁 중인 국가에서 최고 통치자가 부재한 이례적인 상황은 이란 권력 구조의 근본적인 변화를 시사한다.
모즈타바의 은둔은 임명 전 이스라엘과 미국의 폭격으로 입은 신체적 부상 때문인 걸로 보인다. 소식통에 따르면 그는 얼굴 열상과 골절 등에 부상을 입었으며, 미 국방장관은 그의 상태가 심각할 가능성을 언급했다. 종교적 권위를 중시하는 이란 정권에게 지도자의 신체적 결함은 치명적이며, AI 뒤에 숨는 것은 권위 붕괴를 막기 위한 방어 기제로 분석된다.
실물 영상이 없는 상황에서 이란 정권은 AI 기술을 동원해 모즈타바의 가공된 권위를 만들어내고 있다. 국영 매체는 AI를 활용해 그가 군중 앞에서 연설하거나 고인이 된 인물들과 함께하는 가상의 장면들을 유포하지만, 이는 대중의 냉소와 조롱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테헤란 시민들은 그를 'AI 최고 지도자'라 부르며 비웃고, 기술이 권력 부재를 은폐하는 도구로 전락하면서 윤리적 훼손을 입고 있다.
이란 정권은 모즈타바의 은둔을 시아파 이슬람의 종교적 서사와 결합하여 신성화하고 있다. 성직자들은 그의 부재를 위대함의 증명으로 포장하며, '순교한 이맘의 아들' 이미지에 투영한다. 고통과 부재를 신성화하는 시아파 신학은 지도자의 물리적 취약성을 종교적 숭고함으로 치환하고 지지자들의 결집을 유도하는 강력한 정치적 무기가 된다.
최고 지도자의 장기 부재에도 불구하고 이란의 국가 시스템은 작동하고 있다. 이는 권력 중심이 개인에서 강력한 기관으로 이동했음을 보여준다.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지도자의 존재 여부와 상관없이 작전을 수행하며, 모즈타바의 임명은 군부 작전에 필요한 정치적 명분을 제공하는 측면이 강하다. 이는 '포스트 하메네이' 시대가 1인 독재에서 과두 체제로 변모하고 있음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