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농부] 10년 동안 아이들의 눈물을 닦아주던 상담사, 이제는 땅의 상처를 치료합니다 : 번아웃 끝에 찾아낸 '퍼머컬처'의 기적

“사람을 살리려다 나를 잃어버린 순간, 아버지의 낡은 농장은 내게 ‘아무것도 하지 않을 권리’를 허락했다”

“벌과 꽃 그리고 남녀노소 모두의 ‘다름’이 꽃피는 3,000평의 에덴... 쌍림면에서 찾은 다양성의 철학”

“그저 머물며 스스로를 챙기는 시간... 당신의 지친 밤을 지켜줄 게스트하우스, 퍼노카자의 문이 열립니다”

 

밀랍초만들기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중인 정원의 정원 대표 이정원(온쉼표저널)

 

 

당신의 영혼은 지금 어느 꽃에 머물고 있나요?

 

당신은 마지막으로 언제 벌들의 윙윙거리는 날갯짓 소리를 가만히 들어보았습니까?

 

매일같이 타인의 감정을 받아내고 숫자로 치환되는 성과에 매몰되어 정작 내 안의 생명력이 시들어가는 줄도 모른 채 살아가고 있지는 않나요? 여기, 10년 동안 대구에서 ‘위기 청소년’들의 무너진 마음을 보듬던 한 여성이 있습니다. 아이들의 눈물을 닦아주며 그들의 세상을 구하려 애썼던 그녀가 마주한 결말은 지독한 번아웃이었습니다.

 

“누구의 터치도 받지 않고 온전히 힐링할 수 있는 공간은 어디에 있을까?” 이 절박한 질문이 그녀를 차가운 상담실에서 햇살 가득한 경북 고령군 쌍림면의 흙길로 이끌었습니다. 그녀가 발견한 것은 단순한 농사가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벌 한 마리가 꽃을 찾아 날아들 듯 우리 인간의 영혼도 자연의 품에서 비로소 안식할 수 있다는 ‘생명의 본능’이었습니다.

 

 

 

벌들의 눈물을 닦아주며 시작한 3,000평의 다양성 대서사시

2023년 이정원 대표는 청년 창업농으로 새로운 인생의 첫 삽을 떴습니다. 그녀의 무대는 쌍림면 산자락 아래 펼쳐진 3,000여 평의 농지입니다. 이곳에서 그녀는 세상이 열광하는 ‘스마트팜’이라는 차가운 유리 온실 대신 조금은 느리고 투박하지만 생명이 살아 숨 쉬는 ‘생태농법’의 길을 택했습니다.

 

"식물을 공장처럼 다루는 스마트팜에서는 벌들이 행복할 수 없습니다". 그녀는 데이터가 지배하는 농업 대신 땅의 힘을 믿기로 했습니다. 그녀가 일구는 3,000평의 대지는 이제 단순한 밭이 아닙니다. 벌들이 마음껏 날아다니며 꿀을 따듯 세상의 모든 ‘다름’이 존중받는 다양성의 장입니다.

 

그녀가 영암에서 1년 동안 숙식하며 배운 ‘퍼머컬처(Permaculture)’는 단순히 작물을 키우는 법이 아니라 자연과 사람 그리고 우리 사회의 다양한 가치들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문화’ 그 자체였습니다. 남성과 여성, 아이와 노인 그리고 사회적 시선에 상처 입은 이들까지. 이 정원 안에서 모든 존재는 그저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환대받습니다.

 

 

 

벌을 달래는 손길, 우리 사회의 상처를 보듬는 다양성의 교향곡

이정원 대표의 농장에서 가장 감동적인 장면은 벌들과의 교감입니다. 오염된 환경과 단일 작물 위주의 농법으로 인해 벌들이 사라져가는 시대 그녀는 벌들이 좋아하는 ‘다양성’에 집중합니다.

 

그녀의 아버지는 벌에 쏘이면서도 벌들이 죽지 않게 살살 달래가며 꿀을 뜨십니다. 그 마음을 이어받은 이정원 대표는 벌들이 오직 한 가지 작물에만 매달리지 않도록 정원에 온갖 꽃과 나무를 심습니다. 벌들이 다양성을 좋아하듯 우리 사회 역시 서로 다른 이들이 어우러질 때 가장 건강하다는 것을 그녀는 알고 있습니다.

 

"벌이 건강해야 땅이 살고, 땅이 살아야 사람이 치유받습니다". 그녀가 벌을 보호하고 달래는 행위는 단순히 꿀을 얻기 위함이 아닙니다. 그것은 상담사 시절 아이들의 상처를 보듬었듯 남녀노소 구분 없이 누구나 자신의 색깔대로 피어날 수 있는 사회적 다양성을 땅 위에 구현하는 숭고한 과정입니다.

 

패스파인더에서 진행하는 2026년 고령군 생활인구 워케이션 4기 참여자들은 이정원 대표 농장에서
밀랍초만들기 체험에 참여했다.(온쉼표저널)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은 곳, 당신의 ‘자기챙김’을 위한 숲속 게스트하우스

이정원 대표가 일구는 공간은 장차 ‘퍼노카자(Permaculture+Farm+House)’ 농장으로 완성될 것입니다. 번아웃을 겪었을 때 그녀가 간절히 원했던 것처럼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고 그 누구도 나를 평가하지 않는 온전한 힐링의 성지를 만드는 것이 그녀의 꿈입니다.

 

이를 위해 그녀는 지친 이들이 하룻밤 편히 머물며 오로지 자신만을 돌볼 수 있는 게스트하우스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3,000평의 정원 속에 자리 잡을 이 숙소는 방문객들이 자연의 리듬에 몸을 맡기고 흐트러진 내면을 정돈하는 ‘자기챙김(Self-care)’의 요람이 될 것입니다.

 

강원도의 ‘밥멍’이나 ‘호당 농장’처럼 그녀는 이미 전국의 선구적인 치유 농장들을 연구하며 고령만의 색깔을 입히고 있습니다. 꽃과 벌 그리고 사람이 함께 어우러져 서로의 상처를 보듬는 이곳은 이제 당신이 세상으로부터 잠시 숨어들어 다시 시작할 힘을 얻는 거대한 정화조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이제 당신의 차례입니다

이정원 대표는 오늘도 쌍림면의 흙을 매만지며 벌들의 날갯짓 소리에 귀를 기울입니다. 땅은 정직하며 우리가 꽃을 심으면 벌들은 반드시 다시 돌아온다는 것을 그녀는 믿습니다.

 

돈과 효율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벌들을 위해 꽃을 심고 이름 모를 잡초와 소외된 이들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그녀의 삶은 우리에게 묻습니다. 당신의 마음속에는 지금 어떤 꽃이 피어 있나요?

 

경북 고령군 쌍림면 3,000평의 생태 정원에서 이정원 대표는 당신을 기다립니다. 이곳은 작물을 파는 곳이 아니라 벌들의 노래를 들으며 당신이 잃어버린 ‘생명력’을 되찾고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오롯이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배우는 곳입니다. 그녀가 준비한 따뜻한 게스트하우스의 문을 열고 당신 안에 잠들어 있는 생명의 기적을 깨워보지 않으시겠습니까?

 


 

작성 2026.03.16 12:39 수정 2026.03.16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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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