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숫자만 찾는 습관이 수학을 어렵게 만든다
코칭 수업에서 종종 만나는 학생 유형이 있다. 연산 문제는 비교적 잘 풀지만 문장으로 된 수학 문제에서는 손이 멈추는 아이들이다. 계산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문제를 이해하는 과정에서 막히는 경우다.
4학년 학생에게 간단한 문제를 내주었다.
“사과가 한 상자에 6개씩 들어 있다. 상자가 5개라면 사과는 모두 몇 개일까?”
학생이 적은 답은 11.
처음에는 왜 틀렸는지 의아해 하는 학생에게 어떻게 풀었는지 식을 써보라고 했다.
6 + 5 = 11
어디에서 틀렸는지 스스로 찾아보라 했더니 반문을 한다.
“숫자가 두 개 있으니까 더하면 되는 거 아니에요?”
학생은 문제를 끝까지 읽지 않았다. 눈에 보이는 숫자만 먼저 찾았다. 그리고 곧바로 계산을 했다.
이 학생은 계산을 못하는 아이가 아니었다. 구구단도 알고 있었고 연산도 비교적 정확했다. 하지만 수학 문제를 문장으로 이해하는 과정이 빠져 있었다.
많은 아이들이 수학 문제를 이렇게 접근한다.
숫자 찾기 → 계산하기
문장을 읽고 상황을 이해하기보다 숫자만 찾는 습관이 먼저 생기는 것이다. 그 결과 문제를 끝까지 읽지 않거나 상황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한 채 계산을 시작하게 된다.
“이 문제는 무엇을 묻고 있을까?” 문제 읽기부터 시작한 코칭
그래서 수업에서는 계산보다 먼저 문제 읽기부터 연습했다.
학생에게 문제를 다시 읽어 보게 했다.
“이 문제는 무엇을 묻고 있을까?”
학생은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
“사과가 몇 개인지요.”
“한 상자에 몇 개가 들어 있지?”
“6개요.”
“상자는 몇 개지?”
“5개요.”
잠시 생각하던 학생이 말했다.
“아… 6이 5번이네요.”
이번에는 공책에 그림을 그려 보게 했다.
□ □ □ □ □
상자 다섯 개를 그리고 그 안에 사과 여섯 개씩을 표시했다.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학생은 그림을 보며 숫자를 세기 시작했다.
“6, 12, 18, 24…”
그리고 말했다.
“30개네요.”
그제야 학생은 스스로 말했다.
“6×5네요.”
문제를 읽고 상황을 이해하자 계산은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수학 기초는 계산이 아니라 이해에서 시작된다
많은 부모들은 수학을 잘하기 위해 연산 연습을 먼저 떠올린다. 물론 연산 능력도 중요하다. 하지만 수학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문장을 이해하는 힘도 함께 필요하다.
수학 문제를 푸는 과정은 다음과 같다.
-문장을 읽는다
-상황을 이해한다
-무엇을 묻는지 파악한다
-그에 맞는 계산을 선택한다
이 과정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계산 능력이 있어도 문제를 풀기 어렵다.
수학은 숫자만 다루는 과목이 아니다. 문장을 통해 상황을 이해하고, 그 안에서 수의 관계를 찾아내는 과정이다. 문제를 읽지 않던 학생도 몇 번의 연습 뒤 이렇게 말했다.
“이제 문제를 먼저 읽어야 할 것 같아요.”
수학 기초는 단순히 계산을 많이 하는 것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문장을 이해하는 힘이 함께 자랄 때 비로소 수학은 쉬워진다.
다음 연재에서는 “공식을 외웠지만 문제를 풀지 못하는 아이” 사례를 통해 암기 중심 학습의 한계를 살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