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6개월 전에 달리기 관련 편지를 드렸었는대요. 다가오는 주말에 10km 달리기 대회 참가를 준비하며 앞으로는 6개월 주기로 대회 신청을 하리라 다짐해 봅니다.
사실 예전에는 대회 참가비도 저렴했고, 완주 후에 받은 사은품의 양과 질도 만족스러웠습니다. 그러나 달리기 대회 붐이 일면서, 참가비는 덩달아 오릅니다. 게다가 사은품도 예전같지 않습니다. 결제를 앞두고 ‘과연 이 돈 내고 뛰는 게 맞는건가’ 싶을 때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6개월 마다 신청하는 건, 틈틈이 달리고 또 스스로를 자극할 수 있는 일종의 장치가 필요하다고 여기기 때문입니다. 마치 외국어나 자격증 시험에 일단 접수부터 하고보는 심산입니다.
대회가 다가온다는 압박감은 계속 달려야 한다는 알람과도 같습니다.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어느새 운동의 목적은 흐지부지되고 틈만 나면 앉거나 눕고 싶어지는 게 인지상정이니까요.
지난 편지에서 ‘스스로에게 관대해지고 칭찬하는 시간’이 제 달리기 주제라고 말씀드렸었습니다. 초반엔 충분히 즐거웠습니다. 하지만 조금 익숙해지니 기록이 형편없다는 게 눈에 들어옵니다. 다른 사람들을 앞질러 제일 먼저 결승테이프를 끊겠다는 정도는 아니어도 ‘이 정도’는 해야되는 거 아닌가 하는 의무감도 생기기도 합니다.
조금만 속도를 올려도 숨은 턱끝까지 차오르고, 평소보다 무리하면 어김없이 어딘가가 삐걱거립니다. 평소 거리보다 조금만 무리해도 어김없이 탈이 나버리는 '유리몸' 탓에 속앓이를 한 날도 많았습니다.
이번 대회에서는 ‘처음 30분 동안 일정한 속도로 달리기‘와 ‘걷지 않고 완주하기’를 목표로 삼아보려 합니다. 처음 달리기를 시작했을 때, 1km조차 벽처럼 느껴졌던 걸 떠올리면 제법 큰 도전입니다.
10km 내내 같은 속도로 달리겠다는 뜻은 아닙니다. 숨이 차오르고 도저히 안되겠다 싶으면 보폭을 줄이고, 호흡을 가다듬으며 나름의 리듬으로 이어가는 것입니다. 여전히 제 달리기는 거창하지 않습니다.
이번 주말, 또 한 번의 10km를 달리고 오겠습니다. 다치지 않고, 아픈 곳 없이 무사히 완주했다는 소식을 다음 목요편지에서 전해드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오늘도 몸과 마음을 함께 움직여보는 하루가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