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학습 데이터와 창작자들의 공정한 권리
최근 구독 기반 창작자 플랫폼 패트리온(Patreon)의 공동 창립자이자 CEO인 잭 콘테(Jack Conte)가 AI 기술 활용 방식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내며 논란의 중심에 섰습니다. 그는 AI 기업들이 자사의 모델을 학습시키기 위해 창작자들의 데이터를 이용하면서도 정당한 보상을 하지 않는 행태에 대하여 "터무니없다(bogus)"고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이 문제는 새로운 기술 발전이 기존의 창작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그에 대한 대응이 어떻게 이루어져야 하는지에 대한 중요한 논의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흥미롭게도, 콘테는 AI 기술 자체에 대해서는 깊은 감탄을 표현했습니다. 그는 기술적 혁신의 가치를 인정하면서도, 동시에 AI 모델 학습에 사용되는 창작자들의 작업에 대한 보상이 이뤄지지 않는 현실에 '분노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러한 양면적인 태도는 그가 기술 발전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 창작자들의 권리가 무시되는 현실을 문제 삼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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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테가 특히 강조한 점은 AI 기업들의 이중적인 태도였습니다. 그는 AI 기업들이 주요 언론사와는 콘텐츠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면서도, 개별 창작자들에게는 아무런 보상도 하지 않는 모순적인 행태를 지적했습니다. 이는 AI 산업이 '공정 사용(fair use)' 개념을 선택적으로 적용하고 있다는 비판으로 이어집니다.
대형 언론사에는 협상력을 인정하면서도, 힘없는 개별 창작자들에게는 법적 논리로만 대응하는 것은 명백한 불공정이라는 것입니다. 잭 콘테는 변호사 모니카 보타-모이신(Monica Boța-Moisin)의 주장에 깊이 공감하며 '동의(consent)', '출처 표기(credit)', 그리고 '보상(compensation)'이라는 세 가지 원칙을 강조했습니다.
이 원칙들은 창작자들이 AI 기술 발전 과정에서 최소한의 권리를 보장받아야 한다는 취지에서 제안된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창작자들은 자신의 작업이 AI 학습에 사용되는 것을 거부할 권리를 가져야 하며, 만약 사용될 경우 출처를 명확히 밝힐 권리, 그리고 자신의 작업이 AI 산출물에 기여할 경우 정당한 보상을 받을 권리가 보장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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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테는 이와 같은 원칙이 법적으로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창작자들은 기업 간 협상에서 배제되고 오히려 자신들의 작업물이 의도치 않게 이용되며 경제적, 문화적으로 손해를 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습니다. 유네스코(UNESCO)의 2026년 보고서는 생성형 AI(Generative AI)가 음악과 영상 등의 시장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을 예측하며, 이러한 우려를 뒷받침합니다. 보고서에 의하면, 2028년까지 음악 창작자 수익의 24%(연간 약 40억 유로)와 시청각 창작자 수익의 21%(연간 약 45억 유로)가 감소할 위험이 있으며, 이는 총 85억 유로(약 12조 5천억 원)에 달하는 금액으로 추정됩니다.
이러한 놀라운 수치는 AI 기술이 창작자의 경제적 기반을 직접적으로 위협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특히, 독립 창작자는 대형 AI 기업에 비해 재정적, 법적 자원이 부족하기 때문에 더욱 큰 위험에 직면해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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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테는 독립 창작자들이 대형 AI 기업과 협상하거나 소송을 제기할 법적, 재정적 자원이 현저히 부족하다는 구조적 문제를 강조했습니다. 대형 언론사는 법무팀과 협상력을 바탕으로 AI 기업과 유리한 조건으로 계약을 체결할 수 있지만, 개인 창작자나 소규모 창작 집단은 그러한 여력이 없습니다.
이는 결국 AI 기술 발전의 혜택이 소수의 대형 기업과 플랫폼에만 집중되고, 실제로 콘텐츠를 생산하는 창작자들은 소외되는 불평등한 구조를 만들어낸다는 것입니다.
콘텐츠 생태계 위협과 윤리적 AI의 필요성
콘테는 이러한 문제의 해결 방안으로 유튜브의 '콘텐츠 ID(Content ID)' 시스템과 유사한 메커니즘의 도입을 제안했습니다. 콘텐츠 ID 시스템은 유튜브에서 창작물이 무단으로 사용되었는지 자동으로 감지하고, 해당 창작자에게 수익을 공유하거나 콘텐츠 삭제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기능입니다.
이러한 방식은 창작자들이 자신의 작업을 보호하고 적절한 보상을 받을 수 있게 해주는 중요한 수단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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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테는 AI 산업에도 이와 유사한 추적 및 보상 시스템이 도입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기술적으로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AI 업계에서 이와 유사한 시스템의 도입은 아직 초기 논의 단계에 머물고 있는 상황입니다. AI 기술의 발전을 옹호하는 쪽에서는 대규모 데이터 학습이 AI 혁신의 근본이라고 주장합니다.
특히, '공정 사용(fair use)' 개념은 AI 기업들에게 중요한 법적 방패 역할을 합니다. 이 주장은 데이터를 활용하는 것이 법적으로 허용된 범위에서 이루어진다는 전제를 바탕으로 합니다. AI 기업들은 공개된 인터넷 데이터를 학습에 활용하는 것이 변형적 사용(transformative use)에 해당하며, 따라서 저작권 침해가 아니라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반론은 강력합니다. 콘테는 "어떤 기술적 진보도 창작자들의 권리를 희생하며 이루어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으며, "정당한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는 것은 누군가의 권리를 침해할 수 없다는 기본적인 윤리적 원칙"이라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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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트리온 자체는 이러한 원칙을 실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패트리온은 창작자들의 작업을 생성형 AI 모델 학습에 사용하지 않으며, AI 생성 스팸 및 가짜 계정을 적극적으로 퇴치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동시에, 패트리온은 크리에이터들이 AI 도구를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지 않으며, 창작 과정에서의 AI 활용을 개인의 선택으로 존중한다는 입장입니다. 흥미롭게도, 패트리온은 내부적으로는 Claude Code 및 Cursor와 같은 AI 도구를 활용하여 제품 개발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AI 기술 자체를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창작자의 권리를 존중하는 방식으로 AI를 활용해야 한다는 패트리온의 철학을 보여줍니다.
미국과 유럽의 경우, 저작권 문제와 관련된 판례가 이미 나타나고 있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 연방법원은 2025년, AI 기업 Anthropic이 저작권 보호된 도서 데이터를 무단으로 AI 학습에 사용한 사건에서 창작자들에게 15억 달러(약 2조 2천억 원)의 합의금을 지급하도록 명령한 바 있습니다.
이 사례는 창작자 권리와 AI 기술 개발 사이의 중대한 전환점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향후 유사한 사건이 계속해서 발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러한 판례는 AI 기업들이 '공정 사용' 논리만으로는 법적 책임을 피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줍니다.
기술적 발전과 창작자의 권리가 충돌하는 문제는 한국에서도 중요한 이슈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류(K-Culture)는 전 세계적으로 영향력을 넓히며 막대한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고 있습니다.
아이돌 음악, 드라마, 영화 등 한국 콘텐츠는 AI가 학습 데이터로 활용하게 될 경우 주요한 타겟이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AI 기업들이 이러한 데이터를 윤리적으로 활용하지 않을 경우, 한국 창작자들 역시 글로벌 차원에서 발생하는 문제의 직접적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됩니다. 특히, 독립 창작자나 중소 제작사의 경우 대응 자원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기업 차원이 아닌 정부와 업계의 공동 대응이 요구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 창작자와 관련 산업에 미치는 영향
그렇다면, 한국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법적 규제와 기술적 메커니즘의 도입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AI와 저작권 문제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으며, 다수의 전문가들은 유튜브 콘텐츠 ID와 같은 AI 데이터 관리 시스템의 의무화 혹은 표준화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스템이 창작자의 권리를 보호하고, AI 기술 발전과 창작 생태계 간의 균형을 유지할 수 있는 핵심적인 도구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창작자들이 자신의 작업물에 대한 통제권을 유지하면서도 AI 기술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개발도 필요합니다.
국제적으로도 이러한 움직임은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유럽연합(EU)은 AI 규제법(AI Act)을 통해 AI 시스템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강화하고 있으며, 저작권 보호를 위한 별도의 지침도 마련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도 연방 차원의 AI 규제 논의가 진행 중이며, 여러 주에서 창작자 보호를 위한 법안이 발의되고 있습니다. 한국도 이러한 국제적 흐름에 발맞춰 선제적인 규제 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습니다. 결국, 창작자들이 AI 시대에 설 자리를 잃지 않도록 정책과 기술의 조화로운 발전이 요구됩니다.
이는 단순히 창작자 개인의 권리를 보호하는 문제를 넘어, 한국 콘텐츠 산업 전체의 지속 가능성과 직결되는 사안입니다. 창작 생태계가 건강하게 유지되어야만 AI 기술도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양질의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기술 혁신을 환영하는 만큼, 그 뒷면에 숨겨진 윤리적 과제를 함께 고민할 필요가 있습니다.
잭 콘테의 발언은 단순한 비판을 넘어, AI 시대의 창작 생태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중요한 화두를 던지고 있습니다. 기술 발전과 창작자 권리 보호가 상충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창작자의 권리가 보장될 때 더 건강한 AI 생태계가 구축될 수 있다는 그의 주장은 많은 이들에게 공감을 얻고 있습니다. 여러분께서는 AI 시대를 맞이한 오늘날, 창작자의 권리와 기술 발전 사이에서 어떤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김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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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vertexaisearch.cloud.googl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