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후세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다소 낯설지만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며, 서울 마곡에 위치한 아트앤갤러리에서 조현빈(활동명 고뎅) 작가가 첫 개인전 '스푸크쇼(Spookshow)'의 문을 연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애니메이션과를 졸업하고 과거 미국국제가족영화제 아시아 최초 수상의 영예를 안았던 그는 캔버스로 무대를 옮겨 자신만의 낯선 세계를 펼쳐낸다.

7년간 미술 강사로 활동하며 후배 양성에 힘써온 그는, 독학으로 익힌 아크릴과 과슈를 과감하게 다루며 비전공자 특유의 얽매이지 않은 신선한 조형 언어로 정형화된 미술의 틀을 깬다. 이어 전시 포스터의 전면에 내세운 대표작 '지옥 입구'를 비롯해 평면 회화부터 만화까지 다양한 형태로 변주된 20점 가까운 작품을 통해 기이하고 섬뜩한 생지옥의 풍경을 선보인다.
관람객을 깜짝 놀라게 하는 유령의 집을 뜻하는 전시명 '스푸크쇼'처럼, 이번 전시는 철저히 시각적인 충격에 방점을 찍는다. 작가는 "만약 제 작품을 통해 누군가가 경외감과 공포를 동시에 느낀다면, 그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을 것"이라며 기획 의도를 밝혔다. 과도하게 벌어진 입과 뒤틀린 괴물의 형상들은 단순한 공포의 재현이 아니라 인간의 죄의식과 불안, 어두운 감정이 물질적인 형태로 파생된 결과물이다.
하지만 이 끔찍하고 기괴한 지옥의 이면에는 한없이 뭉클한 진심이 숨 쉬고 있다. 15년 가까이 지옥에 천착해 온 작가는, 강렬한 색채 속에 "죽음 이후에도 오랫동안 타인의 기억 속에 남고 싶다"는 보편적인 욕망을 응축했다. 작가는 "정답이 없는 질문을 끌어안은 채 스스로의 이정표를 만들어가는 것, 저는 그것이 인간이 할 수 있는 하나의 태도라고 믿는다"고 말한다. 자신이 창조한 괴물들을 통해, 끝을 알면서도 오늘을 묵묵히 살아내자는 따뜻한 삶의 의지와 원동력을 역설하고 있다.
조현빈(고뎅) 작가는 "지겨운 데이트 코스의 새로운 전환점을 찾으시나요? 아름다운 벚꽃 나들이 후에 보는 지옥이야말로 절경"이라며 재치 있는 초대장을 띄웠다. 끔찍한 괴물이 그려진 포스터 하단에 "편하게 방문해 주세요"라고 작게 적어둔 작가의 다정한 문구 역시 묘한 대비를 이루며 미소를 자아낸다.
나른한 봄날, 익숙한 일상에 파격적인 전환점이 필요하다면 발산역 인근에서 열리는 이 독창적인 생지옥을 방문해 보자. 잊히기 싫어 발버둥 치는 괴물들이 건네는 낯선 위로 속에서, 원화를 직접 소장하는 기쁨과 선착순 키링, 특별 제작된 티켓 등 지옥의 굿즈가 주는 재미를 만끽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시 안내]
전시명: 스푸크쇼 (Spookshow)
참여 작가: 조현빈 (고뎅) 인스타 @SPOOKSHOW.773H
전시 기간: 2026년 4월 3일 ~ 4월 9일 (4.3 첫날 오후 5시~7시 / 4.4~4.9 오전 11시~오후 7시)
전시 장소: ArtNGallery (아트앤갤러리) 서울 강서구 공항대로 219 센테니아 11층 1104호
관람료: 무료 관람 (전시장 내 원화 작품 구매 가능)
이벤트: '끔찍한 굿즈' 판매, 선착순 20명 아크릴 키링 및 특별 제작 티켓 증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