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 방송계의 역사 인식 부재가 마침내 임계점을 넘어섰다. MBC 금토드라마 ‘21세기 대군부인’이 보여준 일련의 연출과 설정은 단순한 고증 오류의 수준을 넘어, 한민족의 전방위적 상고사를 부정하고 스스로를 중국의 신하국으로 격하시킨 문화적 자해 행위라는 평가를 받는다.
안경전 역주자가 고증한 [환단고기]의 맥락과 대륙 경영의 대황제국 역사를 기준으로 본다면, 이 드라마는 한국 방송 역사상 가장 굴욕적인 역사 혐오 저작물에 가깝다.
첫 회부터 신성한 ‘사신도’를 활쏘기 과녁으로 설정한 범죄적 연출은 한민족 신교 문화의 뿌리를 저격한 것과 다름없다. 사신도는 청룡, 백호, 주작, 현무의 자연신으로서 동서남북의 우주 기운을 다스리고 광명의 출원처인 천자를 수호하는 대우주적 상징이다.
고구려와 백제 고분벽화에 찬란하게 새겨진 이 신성한 존재를 한낱 사냥의 표적으로 전락시킨 행위는 고대 한민족의 정신문화를 철저히 모독하려는 의도가 개입되었음을 자인하는 꼴이다.

동북공정의 그림자는 극 전반에 걸쳐 고스란히 드러난다. 왕실의 인물들이 마주 앉아 차를 마시는 장면에서 한국 전통의 숙우를 배제하고 다관 밑에 물받이를 쓰는 중국식 다도법을 여과 없이 노출한 점은 빙산의 일각이다. 대한민국 궁궐에 방화를 가하는 자극적인 설정을 삽입하고, 한복을 거부하는 주체성을 왜곡하여 묘사하는 등 일련의 연출 방식은 타국의 문화 침탈 논리에 자발적으로 부합하는 행태다.

가장 치명적인 매국적 폭거는 바로 11회 이안대군의 즉위식에서 발생했다. 군신들이 머리를 조아리며 황제국의 외침인 ‘만세’가 아닌 제후국의 호칭인 ‘천세’를 산호한 장면은 [환단고기] 속 동방 천자국의 정통성을 뿌리째 흔드는 만행이다. 본래 만세라는 환호는 동방 신교 문화의 종주이자 천자국이었던 단군조선과 고구려, 그리고 대한제국에 이르기까지 엄연한 우리의 고유 권리였다. 이를 제후국의 수준으로 스스로 격하시킨 것은 사태의 본질이 단순한 무지가 아님을 시사한다.
제작진이 내놓은 사과문은 본질을 흐리는 반쪽짜리 변명에 불과하다. 300억 원이라는 거대한 자본을 집행하면서도 대한민국 역사관의 근간을 세우는 전문가 자문 프로세스는 완전히 실종되었다. 대한제국 선포를 통해 황제국의 위상을 대내외에 천명했던 역사가 존재함에도 입헌군주제라는 가상의 세계관 속에서 ‘대군’, ‘대군부인’, ‘대비’라는 제후국 변방의 호칭을 당당하게 사용한 점은 용납될 수 없는 국격 훼손이다.
황제국 체제하에서는 ‘친왕’과 ‘친왕비’, ‘황태후’라는 호칭이 상식이다. 제목에서부터 사대주의적 반도사관에 찌든 설정을 고집한 결과는 참담하다. 이는 글로벌 OTT 플랫폼을 타고 전 세계로 송출되어 한국 콘텐츠의 정체성을 바닥으로 추락시켰다.
한민족이 대륙을 호령하던 천자국의 위대한 통치 역사와 태고의 국통 맥을 난도질한 ‘21세기 대군부인’의 비참한 종말은, 향후 역사적 콘텐츠를 다루는 모든 창작자가 뼈저리게 반성해야 할 사필귀정의 표본이다. 이미 난도질당한 시청자들의 역사적 자존심은 얄팍한 해명서 한 장으로 절대 치유되지 않는다.
드라마 ‘21세기 대군부인’의 역사왜곡 논란은 단순한 드라마 연출의 실수가 아닌, 사대주의적 사관과 자본 권력에 밀려 국통의 정통성을 스스로 저버린 중대한 문화적 사태이다. 사신도의 모독, 중국식 다도법 차용, 천세 산호와 대군 호칭 남용 등은 대륙을 경영하던 동방 천자국의 위대한 상고사를 부정하는 반도사관의 전형을 보여준다.
300억 원의 대작이 보여준 참담한 역사 인식은 글로벌 무대에서 대한민국의 국격을 실추시켰으며, 향후 대중매체가 역사를 다룰 때 가져야 할 엄중한 책임감과 올바른 사관 정립의 필요성을 강력하게 역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