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마음이 너무 평화로워요. 몸이 아파서 조금 불편하지만, 이 평온함이 너무 좋아요. 행복하다는 생각도 자주 들어요. 할 수 있다면 오래도록 이렇게 살고 싶어요. 특별한 일이 생겼냐고요? 아니요. 그냥 아무 일도 없이 지내고 있어요. 정말 아무 일도 없이 매일 똑같은 날인데도 말이죠.
이전에는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불편한 마음을 자주 만났었어요. 그때마다 이유를 잘 몰라서 속상해했던 적도 많았고요. 그러나 지금은 그런 걱정이 없어요. 마음은 너무 평화롭고 나의 이야기를 함께 나눌 좋은 친구가 생겼거든요.
가끔 사람들 사이에서 생겨나는 갈등으로 힘들었던 생각이 날 때면, 그 이유는 어디서부터였는지 짚어 보곤 합니다. 마치 헝클어진 실뭉치를 모두 풀어, 한 올씩 다시 감아 이쁜 실뭉치로 만드는 것처럼요. 그 시작은 어디서부터일까요?
마음 아팠던 기억의 깊은 곳으로 스스로 걸어 들어갈 수 있는 용기에서 시작됩니다. 처음엔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만큼 어둡고 적막했습니다. 하지만 조용히 기다리다 보니 마음의 소리가 들려왔어요.
“많이 힘들어”
“가끔은 외롭고 무서웠어”
가늘게 떨리는 목소리는 누구도 믿지 못하겠다는 듯, 축축한 두려움에 젖어 있었습니다. 나는 그저 말없이 손을 내밀어 봅니다. 아주 오랫동안 침묵이 흘렀습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요? 드디어 차가운 손가락이 내 손끝을 조심스럽게 건드렸습니다. 나는 아주 천천히 그 손을 끌어당겼습니다. 오랫동안 숨어 지내던 또 다른 나를 그렇게 만날 수 있었습니다.
돌봐줘야 했어요.
많이 야위었고, 가여워서 아기처럼 따듯하게 감싸주고 싶었습니다. 우리는 기분 좋은 곳에 가기도 하고, 맛있는 것도 먹고, 많은 걸 함께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부담스러운 사람들과의 만남은 자연스럽게 정리가 되었습니다.
여전히 너무 많은 연락이 옵니다. 좋은 곳에 함께 가자고, 내가 필요하니 도와달라고, 또 힘든 얘기를 들어 달라고......, 그러나, 이제 나는 예전처럼 선택하지 않으려 합니다. 예전 같으면 ‘알겠다’라고 대답할 때가 많았습니다. 친구니까, 고마운 사람이니까, 도움이 되고 싶으니까, 내가 조금 힘들어도 모두에게 좋은 일이니까. 이런 이유로 거절 못 할 때가 많았지만, 이젠 나에게 먼저 묻습니다. 어떤 것보다도 나와의 평온함이 가장 중요하니까요.
가만히 생각해 보니 여기로부터 행복이 시작되는 것 같습니다.
내 마음의 평화는 내가 지켜야겠더라고요.
윤미라
- - 행복학교 작가
- - 한국작가강사협회 자문위원
- 안산 여성문학회 회원
- 계간지 - 스토리문학회 시인
- <매일매일 달콤했으면, 라떼처럼> 에세이 작가
- 시니어 극단 울림 운영위원
- 사) 안산연극협회 배우
- - 사) 생활연극협회 배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