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하루] 바다를 가득 담았습니다

박하영

 

바다를 가득 담았습니다

 

 

동해 바다에 마음을 띄우고 와

바다를 마음 가득 담았습니다

파도의 노래도 귀에 가득 담았습니다

끝없는 수평선까지 눈에 가득 담았습니다

늘 비우자 비우자 하며 여기까지 왔는데

왠지 오늘은 비워둔 가슴에

넘치도록 바다를 품었습니다

꿈도 욕망도 물거품이 되어 사라집니다

지금 머무는 이 순간이 행복하면 됐습니다

삶의 끝은 아직 멀기만 한 것을

내가 살아 움직이고 숨 쉬는 일들이

더없이 소중함을 깨달았습니다  

올곧게 살라고 귓가에 떠미는 파도 소리

연거푸 밀려와 나를 새롭게 탄생시킵니다

 

 

[박하영]

2000년 『창조문학』 등단. 

2006년 『현대수필』 등단. 

시집 『바람의 말』, 『직박구리 연주회』, 『바다에 또 왔습니다』. 

수필집 『별 본 밤』. 

문파문학상 수상. 

작성 2026.06.08 09:35 수정 2026.06.08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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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