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 실적을 끌어올리려는 건설사의 욕구와 집값 상승을 바라는 소비자의 기대감이 맞물리면서 아파트 이름 짓기 경쟁이 도를 넘고 있다. 과거 동네에 건설사 이름을 붙이는 게 관행이었던 아파트 이름은 2000년대 브랜드 열풍에 올라타더니 최근엔 이처럼 외국어 합성어가 유행이다.
한 아파트 이름은 축복을 뜻하는 영어 'Bless'와 특권을 의미하는 'Prestige'의 합성어로 붙여졌다. 또한 다른 아파트 이름은 숲을 뜻하는 'forest'와 중심부를 의미하는 'central'의 합성어이다. 예술이란 뜻의 ‘art’와 신을 상징하는 ‘Theon’의 조합도 있다.
심지어 은은하게 빛난다는 뜻의 ‘루센트(Lucent)’와 중심을 뜻하는 ‘센터(Center)’, 휘장ㆍ배지란 뜻의 ‘인시그니아(insignia)’의 합성어로 된 아파트까지 등장했다.
고급 이미지를 담겠다며 영어 단어를 억지로 조합한 건데, 심지어 장소에 따라 영어 표기가 가 서로 다른 웃지 못할 촌극도 벌어진다.
관련 전문가는 “아파트는 단순히 주거공간 이용개념을 넘어 그곳에 사는 것 자체만으로 자신을 드러내는 신분재성격이 강하다”면서 “브랜드 아파트는 내가 부자라는 사회경제적 존재를 과시하므로 가면 갈수록 더욱 강하게 영향을 미치고, 강남 뿐 아니라 지방에서도 큰 영향력을 과시한다”고 밝혔다.
한편, 일상에서 쉽게 접하는 아파트 이름이 정체불명의 언어로 변질됐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