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우울증 환자들이 약물치료와 함께 비 약물치료(운동과 식단조정, 정서관리 등)를 꾸준히 병행해 30% 이상 증상이 개선됐다는 반가운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아주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손상준·홍창형 교수·노현웅 임상강사와 의료정보학과 박범희 교수팀은 우울증 약물치료 중인 70세의 노인 80명을 두 그룹으로 나눠 연구를 진행했다.
12주 동안 신체운동·영양관리·사회활동·정서관리 동시 치료프로그램을 실시한 그룹과 기존 지역사회에서 수행하던 사례관리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12주후 신체운동·영양관리·사회활동·정서관리 동시 치료프로그램을 실시한 그룹에서 우울증 증상이 30% 이상 감소한 것을 확인했다.
이는 기존 지역사회에서 수행하던 사례관리 프로그램을 실시했던 그룹에 비해 약 2배 이상 효과가 나타났다.
연구에 참여했던 78세 A씨는 자녀가 모두 분가하고 홀로 생활하며 우울증을 앓게 돼 꾸준히 약물치료에 의존해야 했다.
식사도 불규칙하고, 가족들과 연락도 뜸했던 A씨는 우연한 기회에 이번 치료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운동과 사회활동이 늘고, 가족들과의 소통도 증가하는 등 우울증상이 크게 개선됐다.
연구팀이 비 약물치료는 ▲일주일에 3번 이상 운동하기 ▲우울증에 좋은 지중해식 식단 구성하기 ▲일주일에 1번 이상 지인 만나기 ▲정서관리 방법 익히기 등이다.
누구나 우울증 개선을 위해 조금만 신경 쓰면 가능한 실천사항이다. 특히 연구팀은 노인층 환자들이 포기하지 않도록 동기를 부여해 12주 동안 꾸준히 비 약물치료를 실천할 수 있도록 도왔다.
연구팀이 실시한 이번 비약물치료 프로그램은 일명, ‘금메달 사례관리 프로그램’으로 불린다. 이는 어르신들이 치료프로그램에 빠지지 않고 꾸준히 참여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한편,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참여할 때마다 ‘금메달’을 붙여서 생긴 이름이다.
이번 연구팀은 80명 치료전·후 뇌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MRI) 검사 결과, 신체운동·영양관리·사회활동·정서관리 동시 치료프로그램 시행 그룹에서 우울증 관련 뇌 변화까지도 회복됨을 확인했다.
fMRI 영상을 통해 우울증이 심할 때 과 활성화 되는 것으로 알려진 ‘뇌 연결성(디폴트 모드 네트워크)’이 치료프로그램 수행 후 정상화된 것을 실제로 확인한 것이다.
연구팀은 ‘금메달 사례관리 프로그램’을 개발, 10년 전 수원시 노인정신건강복지센터와 거주 어르신들에게 수행하고 있다. 또한 ‘금메달 사례관리 프로그램’은 우울증뿐 아니라 치매 예방을 위한 프로그램으로도 개발 돼 보건복지부 정신건강기술개발사업을 통해 전국으로 보급됐다.
주 저자 노현웅 임상강사는 “이번 연구는 약물치료와 비약물치료로 몇 가지 실천사항 진행한 결과 노인 우울증이 인지검사와 함께 fMRI 검사로 좋아진 것을 확인했다”며 “고령화 시대 은퇴후 남은 삶이 점차 길어질 것을 고려해 이번 연구 결과는 건강하고 행복한 노년의 삶을 위한 중요한 가이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교신저자인 손상준 교수는 “어르신들에게 비약물치료를 권하면 2~3주면 그만두는 경우가 많지만 금메달 사례관리 프로그램으로 어르신들의 성취감을 극대화하고 가족과 함께 나눌 수 있도록 도와 어르신들의 순응도가 매우 높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지난 2월 세계기분장애학회 공식 학회지, 정서장애 저널(Journal of Affective Disorders, Impact Factor 4.1)에 ‘12주 우울증 비약물치료 프로그램 금메달 사례관리 효과 입증에 관한 연구'(A 12-week multidomain intervention for late-life depression : a community-based randomized controlled trial)란 제목으로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