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폼페이 유적에서 고고학자들이 고대 노점 음식점을 발굴했다고 2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AD 79년 화산 폭발로 묻힌 도시 폼페이에서 이번에 놀랍게도 로마의 행인들에게 뜨거운 식사와 음료를 팔던 고대 길거리 음식점을 발굴했다고 한다. 벽면에 프레스코화를 그려놓은 것이 선명하게 남아 있다.
라틴어로 뜨거운 음료 카운터인 '테르모폴리움(termopolium)'으로 알려진 이 가게는 아직 공개되지 않은 고고학 공원의 '레지오 5구역' 유적지에서 발견되어 토요일 공개되었다고 로이터가 밝혔다. 이번 발굴에서 가게 주인이 원형 구멍이 있는 카운터에 내려놓은 뜨거운 음식이 담긴 깊은 테라코타 항아리들 중 일부에서 거의 2,000년 된 음식 흔적이 발견되었다.
비운의 도시 폼페이는 기원전 제정로마 시대의 도시로 A.D. 79년 8월 베수비오 화산 폭발로 매몰되어 역사 속에서 사라졌다. 그 후 16세기 말부터 화산재에 묻혀 있던 도시를 발굴하기 시작하여 현재까지 옛 모습을 복원하고 있다.
약 2천년 전에 이토록 놀라운 도시가 있었다는 데 경탄을 금할 수 없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는 '로만 로드'가 잘 정비되어 있고 신전, 공연장, 시장, 공중 목욕탕은 물론 사창가까지 있었던 폼페이는 로마 문명의 거대한 화석으로 남아 있다.
그 당시에도 그림을 그리는 기법이 대단했던 것으로 보인다. 사창가의 방 벽에 다양한 체위의 춘화를 그려 놓은 것이 아직도 생생하게 남아 있고, 이번에 발굴된 노점상의 프레스코화 벽화에도 수탉과 말 그림이 선명한 색채로 남아 있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는 '로만 로드'에 전차(戰車) 바퀴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 있다. 같은 바퀴 폭을 가진 전차가 얼마나 많이 다녔으면 돌길 위에 궤도처럼 패인 자국이 남아 있을까. 차도와 인도가 구분되어 잘 정비되어 있는 것을 보면 그 당시에도 도시계획에 따라 계획개발을 한 것으로 짐작된다.
이렇게 거대한 도시가 베수비오 화산 폭발로 하룻밤 사이에 매몰되어 사라졌다. 이후 1500년이 지난 후 한 농부가 우연히 논에서 일을 하다가 고대 도시의 흔적을 발견하여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예나 지금이나 사람 사는 모습은 별반 다를 게 없다. 관광객들이 가장 큰 관심을 보이는 곳은 역시 그 당시의 사창가다. 2천년 전의 사창가가 벽돌 건물이었다니 믿기지 않는다. 그것도 2~3층 건물이다. 2층에 보이는 작은 창틈은 매춘부들이 고개를 내밀고 지나가는 남자들을 부르며 호객행위를 하던 창문이다.
폼페이는 성(聖)과 속(俗)이 공존했던 도시다. 사창가와 멀리 떨어져 있긴 해도 신을 모시고 기도하는 제우스 신전도 있었다. 화산이 폭발하던 날 어떤 사람은 이곳 신전에서 기도를 하고 있었을 것이고 또 다른 어떤 이는 사창가에서 운우지락(雲雨之樂)에 빠져 희희낙락하고 있었을 것이다.
이탈리아 남부 여행의 백미는 폼페이를 둘러보는 것이다. 나폴리에서 소렌토로 가는 기차를 타고 가다가 폼페이역에 내리면 고대 로마 유적지는 걸어서도 들어갈 수 있는 거리에 있다. 지중해의 아름다운 해변을 달리는 기차를 타고 폼페이와 소렌토를 지나 다시 배를 타고 카프리 섬으로 가는 꿈을 꾼다. 코로나19가 원수다.
이해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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