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기자: 이해산 [기자에게 문의하기] /
2021년 1월 겨울-봄이 온다
햇살에 차단된 거울 속의 내 얼굴 흐르는 옹달 풀잎 같다
동행 없어 손거울 하나 든 것이 실수였던가
좀 더 빛을 위해 늘 산보하던 동네길
허느적허느적 제 속을 감추고 외면해 버렸다
역사교과서에서 한 번도 읽은 적 없는 가상의 마을
흰색 바랜 벽돌집 뜰 칸나는 진작 고개 바듯 들고
브라운 삽살개 한 마리 쳐다보며 꼬리 흔든다
물젖은 개의 눈 아침 신문에 멕시코 장벽 너머
아빠 찾아온 소년의 눈물방울 같다
아무래도 내가 보는 세상은 지나치게 추상이다
캄캄한 추상엔 꿈이 있는 별 몇 개 있어
거울 속에 지워진 내 얼굴
내가 없다 내 손이 보이지 않는다
결핍이 부시게 떠오른 거리
햇빛이 클로즈업 된 내 눈에서
알메니아 시인이 울고 있다(행복의 반대는 슬픔이 아니야 두려움이야)
인간들의 전쟁은 거짓으로 포장되어 있지….
시인의 충혈된 눈동자 나비 되려 꿈틀거린다
먼 데서 벽이 허물어지고
파도 소리 봄을 실어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