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일부 인터넷 카페의 문제점

김포 어린이집 보육교사의 죽음을 보니 마음이 착잡하다. 고인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은 속칭 맘카페에서 시작된 마녀사냥 때문이라고 한다. 김포지역에서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이 가입한 인터넷 카페에 보육교사가  어린이를 학대했다는 글이 올라오자, 정확한 사정도 모르는  회원들이 온갖 비난 댓글을 달면서 비극은 시작되었다.


건전한 동호인들이 모여 공동의 관심사에 대한 정보를 교환하고 친목을 도모하는 것이 인터넷 카페의 바람직한 모습이다. 포털사이트마다 수많은 카페가 넘쳐나고 회원이 수십만 명을 넘는 카페도 많다. 이 중에는 실명을 사용하는 카페도 있지만, 별명이라는 익명으로 글을 올리고 댓글을 다는 카페가 대부분이다.

이런 인터넷 카페가 우리 사회에서 일부 좋은 역할도 하지만 역기능 또한 무시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공동구매를 한다면서 갑질을 하는 카페도 있고 특정 이익집단의 의사를 대변하며 압력을 행사하는 카페도 있다. 역사를 연구한다는 한 카페의 경우, 엄연한 사료인  조선왕조실록의 기록 마저도 잘못된 것이라고 매도하면서 그들만의 억지 주장을 펼치는 것도 보았다. 카페 매니저는 사이비 교주처럼 행세하고 자기와 다른 주장이 올라오면 추종자들이 댓글로 테러를 가하는 것이 일상화 되어 있다.

인터넷 카페의 가장 심각한 폐단은 일부 회원들의 행태다. 전체 회원의 1%도 안되는 사람들이 대부분의 글을 올리고 댓글을 다는데, 글의 수준도 함량미달인 경우가 많고, 거기에 달리는 댓글도 악플이 많다. 이들 악성 회원들 중에 정신건강에 문제가 있는 사람도 있을 가능성이 있지만 이를 가려낼 방법이 없다. 이런 카페는 마녀사냥의 소굴로 전락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결혼을 앞둔 젊은 보육교사의 죽음을 야기한 김포 맘카페에 대한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이번 기회에 사법당국은 책임소재를 명백히 밝혀 허위사실을 유포했거나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한 사람에 대해 엄격한 법적 잣대로 처벌할 것을 촉구한다. 인터넷 카페를 운영하는  매니저들도 자체 윤리규정을 제정하여 등재되는 글이나 댓글에 대한 심사와 자정 기능을 높여야 할 것이다.

이봉수 논설주간


 



이봉수 기자
작성 2018.10.17 10:56 수정 2018.10.20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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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