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기자: 전명희 [기자에게 문의하기] /
연필의 기억
글씨를 쓰다가 문득
연필을 바라보았다
깊은 산속에서 아름드리로 자라다가
이제 내 손에 다소곳이 얹혀 있다
책상 위에 굴리니
따르르르 소리가 났다
아직도 딱따구리 노래를 기억하나 보다
연필을 깎으니
향긋한 냄새가 났다
아직도 꽃들의 향기를 기억하나 보다
빈 공책 위해 연필을 대면
그 먼 숲 속 이야기들이
사락사락 풀려나올 것만 같다
[박행신]
광주일보 신춘문예 동시 당선
동시집 '박행신 동시선집' 외 4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