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하루] 연필의 기억

박행신

사진=코스미안뉴스



연필의 기억




글씨를 쓰다가 문득

연필을 바라보았다


깊은 산속에서 아름드리로 자라다가

이제 내 손에 다소곳이 얹혀 있다


책상 위에 굴리니

따르르르 소리가 났다

아직도 딱따구리 노래를 기억하나 보다


연필을 깎으니

향긋한 냄새가 났다

아직도 꽃들의 향기를 기억하나 보다


빈 공책 위해 연필을 대면

그 먼 숲 속 이야기들이

사락사락 풀려나올 것만 같다



[박행신]

광주일보 신춘문예 동시 당선

동시집 '박행신 동시선집' 외 4권


전명희 기자
작성 2021.03.09 10:22 수정 2021.03.09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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