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기자: 전명희 [기자에게 문의하기] /
삼월 수선화
아직 멀었어, 지금 가는 중이야
바람이 멀리 있어
내 속은 아직 비어 있어
아, 저기 그늘이 멈칫거리고
새물을 주름 세우며 내 뺨 주위를 얼씬거리는 바람
아직 멀었어, 그러나 느낄 듯 말듯 코끝을 시큰거리는 향기
시간이 뜰을 헤매며 반가운 손짓을 해,
나는 연보라 얼굴빛이 돌아오고
서북 바람이 막아서서 힘들었다고
온갖 잡스러운 세상 소식이 내 여린 뿌리를 찌르고
홀로 남은 마지막 패잔병을 쏟아붓는 적군의 총알들,
그때 동쪽 바람이 불어왔지,
울음소리 신음 소리 구원을 애원하는 필사의 몸짓으로
그대가 왔지,
4월이 빛과 포옹으로 피고 있었어
난 몰랐어, 그때 절벽에서 미끄러진 내 발자국이
날개가 트고 있음을
[곽상희 시인]
치유의 문학 강연자
올림포에트리 시인
영국국제인명사전 등재
UPLI 계관시인으로 선정
창작클리닉문화센터 경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