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기자: 전명희 [기자에게 문의하기] /
봄이 오고야 아카시아나무는
봄이 오고야
아카시아나무는
바람에 떨며 잎을 피우고 향기를 위해
자신이 앓는다는 사실이 즐겁다
봄이 오고야
제비꽃은 긴 겨울 땅밑에서
오롯 그리움에 발돋움하며
자랑스럽게 봄을 기다렸음을
버드나무는 겨울 찬바람 속에 어엿 줄을 서고
오디 하나를 위해 뽕나무와 함께 봄비를 견딘 일이
봄이 온 후 지하에 있던 개미들도 앞서며 뒤서며
그들의 왕국이 세상에 덕이 됨을 안다
봄이 오고야
빼앗긴 들에도 봄이 오는가 슬픈 노래를 부른
그 시인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한다
봄이 오고야
비로소 사람들을 위해
어제 온 봄비에 오늘 이슬방울 하나에 내린
아침 빛에 온 세상이 하나가 되고
하늘과 땅이 하나의 열린 문으로 빛나고 있다는 사실이
아카시아나무는 하얗게 하얗게 즐겁기만 하다
[곽상희 시인]
치유의 문학 강연자
올림포에트리 시인
영국국제인명사전 등재
UPLI 계관시인으로 선정
창작클리닉문화센터 경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