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기자: 전명희 [기자에게 문의하기] /
시인의 의자·4
-시인 장롱 면허증
시인은 이제 의자에 앉지 않습니다.
진짜 시인은 의자가 없습니다.
시인의 의자는 물건입니다.
사람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물건들만 의자를 좋아합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시인의 의자에 앉으면 시인이 된 줄 압니다.
시를 써야 시인이 되는 것입니다.
운전을 해야 운전사가 되는 것처럼
장롱 면허증만 가지고 운전하다가 사고 난 경우가 많이 있듯이 가짜 장롱 시인 면허증 가지고
의자에 앉아 문학 활동을 하면 언젠가는 꼭 사고가 나고 맙니다.
남의 차를 끼리끼리 불법 운전해먹고 또 해먹겠다고
요란을 떨면 누가 그 사람에게 운전을 맡겨주겠습니까?
남의 시를 낭송하면서 시인이라고
거들먹거리면 그 사람을 시인이라고 불러주겠습니까?
시인은 가난한 이웃을 먼저 생각하고
시를 쓰는 사람입니다.
길거리 의자에 앉아 떼거리로
가짜 장롱 시인 면허증을 내밀며 인쇄물 홍보원 노릇을 하는 사람이거나
낭송하는 낭송가가 의자에 앉아 시인 노릇하면
세상이 거꾸로 돌아가고 맙니다.
[김관식 시인]
노산문학상 수상
백교문학상 대상 수상
김우종문학상 수상
황조근정 훈장
김관식 kks4190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