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동규 기자의 눈] 외고와 자사고 존폐문제

‘획일’과 ‘보장’ 중 무엇이 답일까

입력시간 : 2019-06-02 13:37:57 , 최종수정 : 2019-06-02 14:24:33, 편집부 기자

 



자사고를 비롯한 외고, 국제고의 일반고 전환은 서울지역을 기준으로 조희연 교육감이 부임한 이후 본격적으로 논의되었다. 외고, 자사고, 국제고가 주로 서울에 많고 대한민국 교육정책은 서울이 중심이 된다는 점에서 서울의 흐름이 전국에 영향을 미치게 마련이다.

 

실제로 외고와 자사고 폐지 문제는 교육감 선거마다 의견이 갈리는 이슈 중 하나다. 20186.13 지방선거와 동시에 시행된 서울시 교육감 선거에서 외고, 자사고 등에 대해 조영달 교육감 후보와 박선영 교육감 후보는 존치를, 조희연 교육감은 폐지를 주장했다. 선거에서 조희연 교육감이 나머지 두 후보를 이겨 외고, 자사고 폐지에 힘이 쏠리고 있다.

 

외고와 자사고를 폐지하자는 주장은 교육 평등이라는 획일적인 사고에서 비롯되었다고 본다. 누구에게나 교육기회를 평등하게 허용하고 보장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일반 학교와 달리 특성화된 교육과정으로 차별화된 교육을 강조하는 외고, 자사고, 국제고는 교육평등을 저해하는 부정적 존재로 보아서는 안된다.

 

이러한 의견은 학습자의 잠재력을 간과하는 결과를 일으킨다. 교육은 학생의 잠재력과 개성을 발현시키는 데에 의미가 있는데, 기회균등이라는 이름 아래 각자의 개성과 잠재력을 등한시해서는 안된다. 이러한 획일적 조치 대신에 기회를 균등하게 주며 모든 사람이 다르다는 전제 아래 최소 수혜자에게 최대 이익을 보장하는, 롤즈의 정의론에 기반을 둔 접근이 필요하다.


외고, 자사고, 국제고의 존폐을 논의하는 명분은 일반고의 붕괴이다. 외고, 자사고, 국제고가 현행의 대입체제에서 일반고에 비해 유리하다는 점 때문에 적성이나 개성과 관계없이 우수한 학생들이 외고, 자사고, 국제고로 몰리며 일반고는 붕괴된다는 논리다. 이러한 상황을 해소하기 위해서 획일적인 교육평등을 주장하며 일반고를 위해 외고, 자사고, 국제고를 폐지하려 한다.

 

그러나 이는 자신의 적성에 따라 외고, 자사고, 국제고를 지향하는 학생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 외고, 자사고, 국제고 문제의 이해당사자들은 소속 학생들이다. 이들의 피해를 최소화하며 최소 수혜자인 일반고 학생의 이득을 최대한 보장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 이는 외고, 자사고, 국제고의 폐지가 아닌 일반고의 활성화로 이룰 수 있다.

 

일반고의 활성화는 특목고의 특성화로 이룰 수 있다. 특목고에 진학한 학생들이 특성화를 추구하는 것이 아닌, 일반고 학생들과 똑같이 대입을 치르는 것이 외고, 자사고, 국제고 존폐논란의 원인이다. 외고, 자사고, 국제가가 일반고와 차별화된 교육과정을 지닌 만큼, 대입에서도 획일적 평등 대신 특성화가 존중된다면, 일반고와 특목고가 공생할 수 있을 것이다.

 

학생들의 능력을 절대평가를 통해 평가하고 개개인의 개성과 적성을 강조하는 학생부종합전형이 대입에서 확대된다면, 특목고가 일반고의 영역을 침해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더 나아가 대학진학을 넘어 각자의 개성 발현의 차원에서 중등학교가 기능할 수 있다면 외고, 자사고, 국제고의 폐지 논란도 저절로 사라질 것이다. 궁극적으로 외고, 국제고, 자사고, 일반고가 각자의 특화 영역에서 사회 구성원으로 각자의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끝으로 특목고의 존폐는 도덕적 선악의 영역이 아니다. 혹자는 같은 교육을 위해 나쁜 외고, 자사고, 국제고를 폐지한다.’라며 도덕적 잣대로 접근한다. 이러한 접근은 외고, 자사고, 국제고 옹호자들을 위축시킨다. 교육적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할 것이다.”라는 말처럼, 특목고의 존폐 역시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모든 사람에게 기회가 주어지되, 피해를 보는 사람 없이 최소 수혜자에게 최대의 이익이 되도록 해야 한다.

 

 

양동규 기자 dkei828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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